이야기 마당/문고
장미 한 송이- 바람거사(2012)
바람거사
2022. 6. 3. 11:12
탐스럽게 핀 꽃송이 하나
눈 질끈 감고 꺾었다.
안다, 알아-.
뜨거운 수액 솟구치며
잘려나간 아픔
무던히 참고 견뎠을 것을.
선 붉은 꽃잎에
세월의 무게 보인다.
북풍한설 맞으며
긴 겨울 감내하고,
푸르디푸른 잎새 위로
빠알간 속살 내보인
탐스런 봉오리 내밀었다.
간밤에 비바람 몹시 치더니
겹겹이 두른 속곳
밤새도록 젖혀가며
그리도 화사하게 피어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