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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의 추억-1978

바람거사 2023. 3. 16. 09:51

[1978년: 동학사 대웅전/ 계룡산 남매탑]

 

추억님의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편집하여 다시 올렸습니다. 거사도 동학사에 대한 추억이 있죠. 공군 보라매의 요람인 교육사령부( 공군 기술교육단)가 대전에 있었고, 구보하면 18번으로 항상 "대전서 유성까지---- !" 군가를 불렀다. 그리고 동학사 가기 전에 유성이라는 타운에는 장병 온천 휴양지가 있어서 가끔 운동후에 땀 빼러 갔다.

 

에피소드 1 (1974):

노랠 잘했던 둘째 여동생 전주여고 동창인 인선을 만나러 대구에서 가끔 대전엘 올라왔다. 인선은 대전에 잠시 내려와서 충남대교 국문학과에 적을 두고 있었는데, 어느 따스한 봄날에 우리는 기타를 메고 동학사 계곡에 가서 인선은 노랠 부르고 나는 치지 못하지만, 기타 반주를 하였다. 그런데, 계곡 옆에서 기타반주에 노랠 부르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있던 부부가 있었는데, 남자분이 일어서더니 우리 주위를 노래가 끝날 때까지 서성 거렸다가 자리로 가더니만, 녹음기를 틀어 보였다. 그러면서,그러면서 "너무 너무보기도 좋고, 노랠 너무 잘해서요-" 하면서 말이다. 나는 중위 계급장을 평상복인 푸른 근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를 보니, 사복을 입었지만 짧은 머리에 군인같이 보였고 연배로 보였다.

인선은 후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가수입문을 포기하고 국문과 선생이 되어서 어느 지방 고등학교로 내려갔다. 그러나 같이 근무하던 총각 선생이 인선의 외모에 반해서 치근 거리자, 따귀를 때린 문제가 되어 그만두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오래된 옛이야기다.

 

에피소드 2 (1976):

 공군 기술고등학교(졸업하면 하사관으로 임용)에서 교관하던 그 상호, '가족의 온도'에서 나왔던-, 낯선 시카고 공항에 도착했을 같이 나왔던-. 친구는 중위인데, 기술 강의보다는 종교/철학에 말발이 세어서 인기가 좋았는데, 특별히 대했던 졸업반 생도들과 더불어서 동학사 계곡으로 토요일에토요일에 1박 하는 야영을 갔다. 와룡소주 댓 병을어깨에 둘러메고 돼지고기 덩이 근과 채소 보따리를 싸매고 서리-. 물론물론 야영금지 구역이죠-. 밤이 으슥할 때까지 고기를 궈서 넷이서 수많은 얘길 하면서 댓병을 다 비웠있는 중에, 순찰 요원들이 와서, 보니 전투복장을 장교에 하사관 예비생도가 죽치고 있는지라, 그저 경색된 얼굴에, 입산금지에다 불은 절대로 피면 안되는 곳인데, 자제를 부탁한다며 성급히 사라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불길이 솟고 있는 보고 와서 우리 사정 좀 봐달라마며 또 읍소를 하고 갔다. 그러다 보니 새벽 3, 4시가 되었는데, 아침에 먹을 찌게용으로 남겨논 고기를 숯불이 되어 이글 거리는 통나무 토막위에 얹여서 소금뿌려 다 먹어치웠다. 고소한 맛은 지금도 기억한다. 그리고 밤이 깊어지자 불이 사그러지니 파카로는 역부족하여 넘 추워서 근처 낙엽을 긁어서 덥고자는 둥 마는 둥하다가 이는 아침에빙빙 도는 몸을 일으켜기상하여 정상을 넘어가면서 갑사로 향했다.

정상에 오르기 전에 좌우 숲이 있어서 해가 가렸고 시원한 내리바람이 불어 숨을 돌리는데, 어디선가 어느 여인이 부르는 '보리밭'의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잠시 후 아가씨 옆을 스치면서 노랠 부르는 이한테  ", 너무 좋습니다!" 하며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산을 넘고 갑사를 대충 들러보고 버스 정류장 근처 식당에 들러서 해장국에 막걸리 사발씩 마시고서 대전행 버스에 오르니, 일행도 뒷좌석에 포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인이 창가에 혼자 앉아 있었다. 마치 중위를 기다리고 있듯이-. 성큼 옆에 앉았다가 인연이 되어 자주 만났다. "어느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도 나오는 방송국 합창단원이었다는 여인이다.

 

 에피소드 3 (1978):

1978 9월에 결혼하고 후에 집사람은 먼저 시카고로 떠나야할 판이었다. 거사는 내가 해야할 집안일이 남아서 언제 갈지 미지수이었다. 집사람이 떠나기 전에 아직 군에 있는 "만규" 만나고 가자며 대전엘 들리기로 하였는데,  언제 다시 와서 들리겠느냐고 하며, 먼저 동학사 구경이나 가자고 하였다.

나는 정장에 집사람은 굽이 있는 샌달을 신고 동학사 경내를 둘러보고 근처 여관에서 1 박 하고 내친김에 무리하여 정상에 올라가보자고 하였다. 도중에  남매탑에서 인증 샷 찍고 지금은 어느 봉우리인지 기억도 없는 근처 정상에 올라가서 인증샷 찍고 하산하여, 만규네 독채 집에 들러서 한 잔하고 배려로 내준 안방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날 집사람은 훌쩍거리며 흐느꼈다.  " 우리는 언제 이렇게 차리고 살까?"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