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사색의 오솔길 13

강화 외포리 단상-2004

[거사 주]: 천체의 움직임을 잘 몰랐던 시대에 인간이 만든 달력에 의존하여 흐르지도 않는 그 숫자 놀음인 세월이 흐르면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좋던 그렇지 않던 추억도 모두 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게죠. 그 희미한 기억은 언젠가는 그 걸 기억하는 사람과 함께 모두 다 스러지는 날도 오겠죠? 예전에 자주 들리시던 식구들도 한 둘씩 집안에 변고가 생기면서 흔적만 남기고 모두 떠나갔답니다. 여기 "강화 외포리 단상-2004"은 "동구밖"이란 카페에 이 거사의 옛 아이디인 "금암"으로 올린 걸 그때 방장님이 영상으로 만들어 주신 겁니다. 그 동영상을 후에 유튜브에 올려서 다행히 남아 있군요. 몇 년 후에 잘 돌아가던 카페는 방장의 개인 사정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아쉬움이 컸답니다. --..

大器晩成 과 大器免成

[거사 주]: 기원전 3, 4백년전에 노자나 후학들이 추가로 정리하여 가상의 인물인 노자를 내세워 도덕경이 저술되었다고도 하는데, 그 진위를 떠나서, 41장의 내용이 21세기의 우주관과 대동소이하여 그저 놀랄 뿐이다. 인간의 역사가 기록된 것이 겨우 5, 6천년전이니 현 일류 탄생이 대략 200 ~ 300,000년 전에 비하면 촌음에 불과하다. 재언하면 인간의 생각하는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노자(Laozi)는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로 도가(道家)의 시조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담(聃). 초(楚) 나라에서 태어나 주(周) 왕실의 신하가 되었다. 주나라 수장실(守藏室)의 관리로 근무하다가 만년에 서쪽으로 은거하러 가다가 하구관(函谷關)의 관령인 윤희(尹喜)..

"사랑은"(2003) -현숙

현숙의 노래가 맑고 깔끔해서 좋다. "사랑은 누구나 꿈꾸기에 사랑은 영원할 수밖에-" 이게 무슨 의미인지 좀 생각해 봤는데, 감이 안 잡힌다. "누구나 꿈꾸기에 영원할 수밖에-". 나는 아직도 그 뜻을 잘 모르겠다. 사랑은 누구나 꿈꾸기에 사랑은 영원할수 밖에 사랑은 안갯속에 숨겨진 너를 닮은 모습일 거야 사랑은 누구나 가슴속에 그릴 수 있는 그림 같은 것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끝을 알 수 없는 그리움 내가 머물 수 있게 조금씩 너의 마음을 내게 보여줘 아! 사랑이란 진정 잊기 어려운 기억 속에 머무는 긴 그림자 아! 이별이란 또 다른 모습으로 낯 설은 타인처럼 다가오고 비어 있는 마음속 깊은 곳에 채울 수 있는 그런 만남을 원했어요 > 내가 머물 수 있게 조금씩 너의 마음을 내게 보여줘 아! 사랑이란..

시화 "초여름"-1971

* 2010년에 처음 올렸었는데, Adobe Flash로 올렸던 배경음악을 들을 수 없어서 수정하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10년도 더 된 옛 에피소드는 짬나는 대로 수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초여름-1971 여기 올린 시화액자는 각별한 사연이 있는 거랍니다. 시나 삽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52년이나 되는 세월을 탓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 1971년이면 이 거사가 대학 4학년때인 그 해 여름에 그려서 인천 사는 여동생한테 건네줬지요. 여동생도 시화 그리고 음악을 무지 좋아했는데, 아마도 축제 때 만든 것 중에 한 점이라도 가져다주지 못한 걸 무척 서운하게 생각했던 여동생을 달래주려고 만들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동생도 오랜 세월 동안 이리저리 옮겨 다닐 때마다 신줏단지같이 고이..

"장미 한 송이"--거사(2010)

* 2010년 7월 12일에 올린 글인데, Adobe Flash로 올린 음원 영상이 보안에 취약하다하여 더는 사용할 수 없어서 유튜브영상으로 올립니다. 장미 한송이 탐스럽게 핀 꽃송이 하나 눈 질끈 감고 꺾었다. 뜨거운 수액 솟구치며 잘려나간 아픔 무던히 참고 견뎠을 것을. 선 붉은 꽃잎에 세월의 무게 보인다. 북풍한설 맞으며 긴 겨울 감내하고, 이제 푸르디 푸른 잎새 위로 빠알간 속살 내보인 탐스런 봉오리 내밀었다. 간밤에 비바람 몹시 치더니 목마름 실컷 적시고 겹겹이 두른 속곳 밤새도록 젖혀가며 그리도 화사하게 피어댄 걸.

만해 한용운의 생애와 업적

[거사 주]: 한용운은 14살 때 집안끼리 맺게 한 맘에도 없는 결혼을 하였지만, 처가 출산이 임박하여 미역을 사러 나갔다가 그 길로 출가하였고, 그 후 출생하여 성장한 아들도 외면하였다. 그런데 훗날 55세에 다시 결혼한 파렴치한 면이 있다. 큰 일을 하는 사람은 가족도 그리 버렸어야 하는가? 성철도 찾아온 딸을 박대하며 "불필"이라 하였는데, 다 만해한테서 배운 모양이다. 시도 잘 쓰고, 큰 일을 많이 했으면 뭐하나? 자기 만의 득도를 위해서 처자식 맘에 대못 박는 일은 무슨 변명도 필요 없는 비인간적이고 표리 부동한 행동이다. (오래전에 들렸던 백담사에서 그의 누거와 흉상을 보며 뇌까렸던 내용을 거사의 "가족의 온도"에서도 언급했던 얘기입니다.) 1879년 8월 29일(음력 7월 12일) 충청남도 ..

이문열과의 대담

이 거사는 25년 전인 1997에 『사람의 아들』 을 나의 종교관과 흡사하여 의미 있게 읽었습니다. 종교에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비난할지 모르지만, Christian 교역자나 그 어떤 종교의 제사장들은 일부 믿음이 깊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종교가 허구라는 걸 아마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카고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두 대형 교회의 원로 목사들도 기득권 내지는 금전적인 문제로 패가 갈라져서 법적 소송까지 끌고 가면서 머리 터지게 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만 천하에 보여줬습니다. 이문열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이집트의 제사장들은 나일강주변을 비옥하게 만드는 홍수는 하피(Hapi) 여신이 기쁠 때 일어나는 거라고 많은 이집트 사람들이 믿기에, 그게 허구란 걸 알지만,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