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사색의 오솔길

大器晩成 과 大器免成

바람거사 2023. 2. 15. 06:54

[거사 주]: 기원전 3, 4백년전에  노자나 후학들이 추가로 정리하여 가상의 인물인 노자를 내세워 도덕경이 저술되었다고도 하는데, 그 진위를 떠나서, 41장의 내용이 21세기의 우주관과 대동소이하여 그저 놀랄 뿐이다. 인간의 역사가 기록된 것이 겨우 5, 6천년전이니 현 일류 탄생이 대략 200 ~ 300,000년 전에 비하면 촌음에 불과하다. 재언하면 인간의 생각하는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노자(Laozi)는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로 도가(道家)의 시조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담(聃). 초(楚) 나라에서 태어나 주(周) 왕실의 신하가 되었다. 주나라 수장실(守藏室)의 관리로 근무하다가 만년에 서쪽으로 은거하러 가다가 하구관(函谷關)의 관령인 윤희(尹喜)의 청에 의하여 《도덕경(道德經)》 5 천언(五干言)을 썼다고 한다. 도를 인간과 우주의 근본으로 내세우고 도에 따르는 삶을 제창했기 때문에 그의 사상을 도가라 부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원불교대사전)

사실 그의 삶에 대해서나 또 그가 실존했는지 여부조차도 논란이 많다. 노자가 시기적으로 공자( Kǒngzǐ; 551  479 BCE)와 같은 때의 인물이며 도가의 정신에 대해 책15권을 서술한 초나라의 노래자라는 설도 있고, 주나라의 태사이자 점성술가인 담(聃)이 진()의 헌공을 만났다는 기록을 통해 그가 노자라는 설도 있다. 또한 기존에 노자가 쓴 것으로 생각되었던 '도덕경'이라는 책은 1명이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이 오늘날의 주된 의견이며 여러 명이 쓴 저서로 여겨지고 있다. 도덕경의 내용이 공자 시대의 것도 있지만 다른 내용은 훨씬 후대의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 책이 BCE 300년 경에 기록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자들은 개인이라기보다 도가 사상을 지닌 특정형태의 성인집단이 노자이며, 이들이 '도덕경' 또한 저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hineseWiki 참조]

생존시기: 춘추시대 말기(기원전 5~6세기)

노자》 도덕경 제41장에서, 大方无隅, 大器晩成, 大音稀聲, 大象无形를 통해 "대기만성(大器晚成)"으로 알려진 이 사자성어 자체도 사실은"대기면성(大器免成)"이 맞는다는 것. "大器晩成"의 해석에서 논점이 되는것은 '晚'자인데, 위진남북조시대의 그것과는 별도로, 최초의 출처가 되는 노자 도덕경 텍스트에서 만(晚)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가 걸려있다. 앞서 서술된 바와 같이, 도덕경 41장 해당 부분의 앞뒤 맥락을 보면 만(晚)이라는 글자가 '늦다'는 뜻이 아니라, 부정형의 표현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노자를 연구하던 동양 철학에서도 오랫동안 제기되던 주장이다. 41장의 원전 내용은 다음과 같다.

大方無隅,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無形, 道隱無名 (대방무우, 대기만성, 대음희성, 대상무형, 도은무명)

이 부분에서 '대기만성'은 다른 표현들과 시적으로 대구(對句)를 이루어 등장하는데, '대기만성'의 앞뒤 부분의 일반적인 해석은 다음과 같다.

 큰 모양은 모서리가 없다. (대방무우)                                                                                                                                       큰 그릇은 이루는데 시간이 걸린다.(대기만성)---->큰 그릇은 이루워지지 않는다.(大器免成)의 와전                                       큰 음은 소리가 없다 (대음희성)                                                                                                                                             큰 형상은 모양이 없다.(대상무형)                                                                                                                                             도는 숨겨져 있어서 이름을 붙일 수 없다.(도은무명)

일련의 표현에서 세번째 글자는 '부정형'의 뜻으로써, '큰 X는 Y가 없다'라는 규칙을 이루는 식으로 나열되어 있다. 따라서  형식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나열된 맥락 상의 문제만 보아도, 대기만성에서의 '만'은 앞뒤 표현에서 등장하는 무(無)나 希(희)와 같이 부정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기만성'은 '대기면성' 으로 봐야 맞다는 것. 이는 앞뒤 문맥을  살펴보면, 네글자씩으로 이뤄진 네 문장 중에 분명 뒷편의 두 글자들은 '~는 않는다', '~없다' 와 같이, 정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당 구절이 나오는 도덕경 41장의 초반 부분을 보면, '밝은 도는 우매한 것 같고, 나아가는 도는 물러나는 것 같고, 원대한 도는 간단한 셈법 같다.'는 식으로 분명히 역설적인 일련의 개념을 강조하면서 논지를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구절에서도 큰 그릇이라면 모름지기 뚜렷한 완성된 형태가 존재해야 할 것 같지만, 되려 알고 보면 큰 그릇일 수록 완성형이 관찰되지 않는 역설적인 본질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해당 구절을 '미래에는 큰 사람이 될 것이니, 현재의 초라함을 견디라'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원문의 의도와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으로 볼 때, '대기면성이 옳으나, 수 천년 간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왜곡되어, 실패하거나 늦게 성공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고사성어로 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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