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시카고사는 이야기 74

폭설- 오탁번/낭송-이인철

예전같이 무릎이 빠지게 눈이 15~20" 내리지는 않아도 이틀 동안에 내린 눈이 8"(20 cm) 정도로 내렸다. 이제 출근할 일이 없으니, 아침 식사 후에 느긋하게 제설기로 첫날은 5", 다음날엔 추가로 3" 정도 내렸는데, 두 차례 치우는데 각기 1 시간 남짓 걸렸다. 갑자기 눈이 내려서 오탁번 시인의 "폭설" 영상이 생각났다. 예전에 보고 되게 웃었는데, 유툽에서 다시 찾아서 올려봤다. 그리고 탤런트 이인철의 전라남도 사투리가 되게 재밌다.

Happy Thanksgiving (11/23/2023)

한국의 추석때 이동 인구가 4천만이 좀 넘는다는데, 미국도 5천5백만 명 이상이 이동하는 추수감사절이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화북지방에 맞춰서 만든 절기라서 입춘도 춥고 또 추석 또한 좀 이른 듯하지만, 미국에서는 추수가 다 끝나고 첫 감사를 했던 날을 기념하여 오랜 기간을 거치는 동안 미국 전역에서 11월 셋째 주의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휴무로 정해졌다. 1607년에도 Holland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푸로테스탄트 교인 500여명이 James town에 왔지만, 기아와 추위 그리고 인디언들과의 싸움으로 정착에 실패하였는데, 역시 영국 왕실과 종교적인 이념의 차이로 인하여 Holland로 떠났던 Pilgrim들이 영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신세계에 정착하려고, 1620년 11월 11일에 102명과 선원 30명..

2023년 우리동네 만추지절

[거사 주]: 10월 하순경에 두 어 차례 영하로 내려가는 바람에 작년같이 단풍이 아주 예쁘게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추위에 견디는 나무들의 단풍이 여전히 곱다. 짧은 가을이지만, 이 만추지절이 있어서 우리의 감성을 풍요롭게 만든다. 이제 일주일 후면 추수감사절이 온다. 그때쯤, 기온이 영하로 좀 내려가지만, 쌀쌀한 날 오후에 아들 딸 식구와 처제네 식구들 해서 14명이 모인다. 아들이 칠면조/사태를 스모킹 하여 잘 굽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칠면조도 굽고 요리를 했지만, 몇 년 전부터 요리 잘하는 아들이 굽고 며느리가 이런저런 음식을 잘 준비한다. 엄청나게 푸짐한 음식을 잔뜩 만들어놓고 이날 저녁엔 오랫만에 Binge drink 하며, 칵테일, 맥주, 포도주를 마시며 재밌는 시간을 보낼 거니 ..

나의 Engineering Career에서 Highlight?

[거사 주]: 여기 나오는 인명은 모두 미국인이고, 또 내 블로그에 찾아와서 읽을 확률이 0다. 더군다나 근 40년이 다 되는 옛이야기인데, 그저 아름다웠던 옛날 일을 생각하며 회고해 본 얘기다. 오늘이 11/11인데 같이 근무했던 이 중에서 혹시나 하며 Facebook에서 검색을 해보니, 솔레노이드/하네스 담당 엔지니어 Manu Jaywal 이 매우 반갑게 떴는데, 마지막 메시지를 올린 게 2017년이고 6년이 지난 지금 그냥 팽개쳐버린 거 같다. 그런데 2011년에 찍은 사진을 보니 머리가 거의 다 없어졌고, 몸집도 불었다. 그리고 올린 사진을 보니 미국 같지 않고 인도 풍경이 주로 올려져 있어서 은퇴 후에 귀국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가면 자주 쓰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우리 집 뜰 여름나기 II: 2023년 6월말

2017년 코스타리카 여행 때 두어 개의 아라비카 커피 빈을 심어서 싹이 트고 잘 자랐다. 그리고 4년 만에 향기 그윽한 하얀 꽃 네 송이가 피고 가을에 빨간 열매 네 개가 익었다. 하도 신기해서 틈나는 대로 가서 들여다봤다. 2022년에는 50여 개의 꽃이 피었는데, 실내 인조 태양등을 한 개 더 설치하였는데도 해가 바뀌어 4월이 되어도 다 익질 않았다. 4/12 출국 전에 열매를 다 따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귀국하고 6/8에 손질하여 볶아놨다. 커피 한두 잔은 나올 거 같다. 신기, 신기!! 그런데, 올해는 방한중에 실내에서 있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 주는 물의 양이 부족한 탓에 돌아와 보니 누렇게 된 잎이 많이 지면서 고사일보 직전이 되었다. 올해는 꽃구경도 못하고, 밖의 환경에 적응시키려고 그늘진..

우리 집 뜰 여름나기 I: 2023년 6월초

6월 4일, 52일 만에 집에 와보니, 시카고의 봄은 이미 실종되었고, 모두들 목이 탄다고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다. 할 일이 많아졌다. 봄/여름에 장기휴가를 가면 이런 후유증이 따르니 어찌할까? 예전에 1, 2주 가족여행 갈 때는 타이머로 최대한 커버를 할 수 있게 물을 주게 해도 실내에 있는 녀석들은 처제한테 한두 번 물 주기 부탁하면, 그런대로 버틴 거 같았는데---.

5개월째 겨우살이

작년 10월 말에 커피(아라비카 / 로버스타 2 구루)/호야/사막의 장미/율타이드 동백을 들여놓은 지 5개월이 된다. 아직 밖에 나가려면 두 달이나 남았다. 시카고의 겨울이 예전같이 폭설에 폭한이 거의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길고 쌀쌀하다. 이제 초록의 커피 체리가 6개월이 지나서야 붉게 익어가고 있다. 한 잔 마실 수 있으려나? 그런데 일 년 내내 집안에서 사는 크리스마스 선인장은 싱싱하게 커졌는데, 지난 12월에 꽃이 피지 않고 올해 들어서도 무소식이다. 가지 잎끝에 아주 작은 붉은 봉오리 같은 게 몇 개 보이는데, 그게 꽃망울인지, 새잎이 나오는 봉오리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어머니가 말씀한 게 생각난다. 물을 한 동안 주지 않아야 꽃이 잘 핀다고-. 그리고 어머니집을 정리할 때 생전에 애지중지하며 키..

다시 태어난 야래향-Lady of Night

夜來香 (Yelaixsiang) BY Teresa Deng(덩뤼쥔, 登麗君) 남풍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그 밤 꾀꼬리는 구슬피 웁니다. 달아래 꽃은 모두 잠들었는데 야래향만이 향기를 뿜습니다. 아득한 밤에 어둠을 사랑하고 밤 꾀꼬리의 노래도 사랑하지만, 야래향을 품에 앉고 꽃 입에 입맞춤하는 그 꽃 같은 꿈은 더더욱 사랑합니다. 야래향, 나 그대를 위해 노래합니다. 야래향, 나 그대를 그리워합니다. 아~ 아~ 나 그대를 위해 노래하고 그대를 그리워합니다. --- 예라이샹, 예라이샹, 예라이샹~ ~~~~~~~~~~~~~~~~~~~~~~~~~~~~~~~~~~~~~~~~~~~~~~~~~~~~~~~~~~~~~~~~~~~~~~~~~~~~~~~~~~~~~~~~ 아래 글은 2004년 7월에 네어버 카페에 올렸던 글인데..

어느 노인들의 야반도주 - 2021

지난 주말에 집사람이 점심 모임에 다녀와서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아니 글쎄, 아빠도 안면이 있는 그 C 아무개라는 여자가 이번엔 아주 만루 홈런을 쳤다네요-." "또 무슨 큰 일이라도?" 시카고 동포사회의 장년층에서 그녀의 행실이 시골 동네의 풀어놓은 암캐 수준 인 그 C 아무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녀는 뇌구조가 어찌 되었는지, 결혼 생활 하는 동안에도, 아마도, 합의 이혼 전까지 피차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고 지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거리의 여자처럼 주변의 남자들과 눈만 맞으면 닥치는 대로 수 없이 놀고 다녔다. 대략 10년 전에 집사람과 같이 시카고 시내에 있는 어느 병원에 장모님 병문안 갔다가 로비에서 우연히 집사람과 공식적인 모임에서 자주 만났던 그녀와 ..

"눈골 Chicago"의 눈이 요샌 "조족지혈"

2015년에는 하루에 43.7cm로 최고 기록! 현관 앞에 굴을 만들어 놓고 이 터널을 부수면 벌금부과한다고 써놨는데, 초저녁에 피자 배달온 녀석이 부숴버리고 현관문을 두드렸다. 한 마디 했지만, 머쓱!! 2021년에는 40.4 cm, 어제는 13cm 정도 내렸는데,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미국에서 하루에 내렸던 적설량의 최대 기록은 1921년에 Silver Lake, Colorado에서 6.3'(190cm)인데, 고도가 10,220ft(3,100m) 이라 2,744m인 백두산보다 훨씬 높다. 참고로 후지산은 3,776m 다. 그런데, 시카고에서 40년 넘게 살아보니, 이젠 겨울이 4개월정도로 길고 또 춥기도 한데 폭설 자주 내리는 시카고 보다 따뜻한 동네에서 살고픈 생각이 든다. 나이탓인가??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