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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당/시카고사는 이야기

사막의 장미/아라비카 커피나무의 종말

by 바람거사 2025. 4. 11.

[거사 주]: 이 세상 만물은 영원치 않다. 남녀 간의 사랑이나 우정도 마찬가지다. 이제 겨우살이를 시키는 해묵은 꽃나무도 때가 되면 모두 종말을 고하고 만다. 더구나 시카고는 겨울이 길어서 추워지면 실내로 들여놔야 하고 또 해동하여 기온이 많이 오르면 내놔야 하는 번거로움도 따른다. 해가 거듭되어 꽃나무도 커지면서 화분도 커지니 매우 무거워진다. 최근 몇 해동 안에 몇 달을 비우는 일이 자주 생기기 때문에 번거롭게 부탁하여 물도 줘야 하고 쥔장이 없으니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에 몇 년을 키웠던 동백도 이미 없어졌고, 2017년에 코스타리카 여행에서 몰래 가져왔던 아라비카 커피 몇 알의 체리로 싹을 틔워서 잘 키웠는데, 7년 만인 2024초 가을에 갑자기 화씨 35도(섭씨 1.2도)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무거워서 바로 집안으로 들이지 못하고 두터운 천이나 비닐로 칭칭 감았지만, 이번에는 집안에 들여놓은 후로 잎이 서서히 마르면서 잎이 탈색되고  떨어진더니 결국 '사막의 장미'와 같이 동사하였다.

이제는 자주 몇 달씩 집을 비우는 바람에 이런 꽃나무도 키울 수 없게 되었고, 다만, 겨울을 감내하고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지는 수선화/ 분꽃/관상용 양귀비/개나리/철쭉/무궁화/작약/이토 작약/코스모스/클라메티스/낮달맞이꽃/하이비스커스/장미/라일락/삼잎국화(루드베키아) 등이 그런대로 아름답다. 그리고 봄/여름에 집을 비우지 않으면 들깨/오이/호박/가지/상추를 심고, 또 화초로 일년생인 봉숭아/관상용 하늘고추/나팔꽃/칸나도 심는다. 그런데 호야( Hoya)라는 화초는 어머니가 한 20년 동안 애지중지 키우셨는데, 그동안에 딱 한 번 꽃을 봤지만, 잎과 줄기가 무성한데도 너무 오래되어서 뿌리가 시원찮은지 10년 넘게 꽃이 피지 않는다. 그래서 2016년 11월초에 어머니 돌아가시고 우리 집으로 가져와서 솎아내어 두 줄기만 심었는데도 역시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냥 버리고 어린 꽃을 주문하려다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깃든 화초라서 마지막으로 줄기를 잘라서 뿌리를 내려고 물에 담가놨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단층집은 1972년에 조성된 단지에 있는데, 처음 입주자는 일본인 가족이었다. 두 아들이 장성하여 떠나고 은퇴한 두 부부가 살았는데, 20년이 지나고 우리가 사서 1992년부터 살고 있다. 응접실 앞뜰에는 일본 단풍이 있었지만, 오래 전에 고사하였다. 그러다가 리모델링한 커다란 유리창앞이 너무 훵~하여 잔디밭 건너편 울타리옆에 있는 뭉궁화만 보여서 2025년 4월 10일에 $80주고 사서 심었다.

 

1. 아라비카 커피

2017
2018~2019
2020(4개의 흰 꽃이 피었는데, 그 향기는 자스민같이 향기로웠고, 그게 모두 열매를 맺었다.)
2022(70여개가 열었는데, 방한 중에 꽃을 못봤다. 몇 알을 남기고 벼룩의 간을 빼먹듯이 볶아서 코스트리카에서 즐겼던 커피 2잔을 만들어서 마셨다.)
2024(커피나무나 사막의 장미는 화씨 50도 이하로 기온이 하강하면 안으로 들여놔야하는데, 갑자기 35도로 내려가서 뒤집어 씌웠지마는 밤새 더 내려갔는지, 결국 동사하여 입과 줄기가 말라가면서 회생 불가하였다. 그래서 3, 4년전에 열매 몇 알을 놔둔 게 있어서 심어봤는데, 싹이 트지 않는다. )

 

2. Desert Rose(사막의 장미)는 2014년 3월에 하세한 장모님이 Home Depot에서 몇 년 전에 사서 노인 아파트에서 잘 키웠는데, 예쁜 꽃이 몇 송이 피면 우리한테 전화하여 빨리 와서 사진 찍으라고 하셨는데, 돌아가시고 우리 집으로 가져왔다.

2014~2018
2018~2023 (수 없이 붉게 핀 꽃들이 만발하였는데-)
2024 (뒤늦게 집안으로들여 놨는데 잎이 예년보다 많이 떨어지면서 줄기가 탄력을 잃어가서 몸통을 보니, 역시 탄력이 없고 물렁거린 걸 보니 결국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동사한 게다. 줄기 몇 개를 잘라서 뿌리를 내려고 했는데 모두 시들어 버렸다.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