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24 절기는 중국 황허강 주변의 비옥한 화북평야를 기준으로 만든 것이라, 한반도는 위도상으로 북쪽에 위치하여 기후 차이가 났지만, 요샌 기후 온난화로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여튼, 한반도에서는 절기상으로 입춘이 와도 춥고 또 추석이 와도 아직 추수도 안 되며 요새는 더 덥기만 하다. 미국에서의 추수감사절은 1621년에 메사스츠( Massachusetts)주의 플리머스(Plymouth)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Wampanoag 족과 Pilgrims 간의 추수가 끝나고 서로 나눠 먹으며 잔치를 한 게 시초다. 위도상의 위치로 봐서도 시카고와 거의 같은 곳이어서 11월 3주 목요일(매년 고정된) 이면 쌀쌀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참 좋다.
지난 수 십년동안 두 남매가 성장하여 출가할 때까지 우리가 부엌 벽에 설치된 이중 Oven에서 칠면조나 갈비도 굽고 기타 서양식 샐러드/마카로니/사과와 호박 파이 등을 요리를 하였는데, 이제는 아들 식구들은 하루 전에 와서 준비하고 굽는 요리를 잘하는 아들은 페디오에 두 개의 그릴을 준비하여 한쪽에서는 돼지갈비를 네댓 시간에 걸쳐서 온도를 보면서 굽고 또 사과나무 조각으로 훈제를 하는 스모커도 가져와서 13# 칠면조도 3시간 넘게 굽는다. 그리고 집사람은 며느리가 쇼핑하는 수고를 덜어서 수십 가지의 재료를 준비하여 며느리는 여러 종류의 양식 요리를 맛있게 하고 딸 내외는 당일 점심 무렵에 와서 같이 거들고 나름의 요리를 하면서, 모두가 도수가 약한 Rose나 와인을 조금씩 마시면서 얘기하고 즐기고 초저녁 무렵에 고기가 다 구워지면, 아들이 직접 고기를 썬다. 그리고 실컷 먹고 마시고 떠들다가 모두 예전의 자기들 방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오전에 간다.
예전에 우리가 Oven에서 구운 칠면조 고기나 돼지 갈비 남은 걸 며칠 동안 냉장하여 덥히면 냄새가 나서 먹기가 역겨웠는데, 훈제한 칠면조 고기나 갈비는 냄새가 사라져서 며칠 후에 덥혀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우리는 남매 식구들이 오기도 하여 만찬 준비를 힘들게 하지만, 처제네 식구는 뒤늦게 포도주 한 병에 과일 모둠 한 쟁반을 만들어와서 실컷 즐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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