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에 처음 올렸었는데, Adobe Flash로 올렸던 배경음악을 들을 수 없어서 수정하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10년도 더 된 옛 에피소드는 짬나는 대로 수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초여름-1971
여기 올린 시화액자는 각별한 사연이 있는 거랍니다. 시나 삽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52년이나 되는 세월을 탓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 1971년이면 이 거사가 대학 4학년때인 그 해 여름에 그려서 인천 사는 여동생한테 건네줬지요. 여동생도 시화 그리고 음악을 무지 좋아했는데, 아마도 축제 때 만든 것 중에 한 점이라도 가져다주지 못한 걸 무척 서운하게 생각했던 여동생을 달래주려고 만들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동생도 오랜 세월 동안 이리저리 옮겨 다닐 때마다 신줏단지같이 고이 모시고 다녔고, 지금도 현관옆에 걸어놓고 있답니다. 액자의 칠이 버껴지고 못도 좀 느슨해져서 삐딱한데도 그 모습 그대로 걸린 걸, 매 방한 때마다 쳐다보면 비스게 웃으며 옛 생각이 소록소록 납니다. 이젠 오빠한테도 절대로 줄 수 없는 재산 목록 1호의 문화재라 하면서요.
3학년때인 1970년에 학생회 학술부장을 하면서, 가을 축제때 한 일 주일 고생하여 시화전을 열었죠. 거사가 쓴 시나 재학생들한테 모은 시에 맞게 밑그림을 그려서 수 십 점을 만들어 전시했는데, 무슨 연유로 막상 본인은 한 점도 보관 못했답니다. 그런데 그중 한 점은 가정교사를 해준 어느 꿈 많던 여고생이 하도 달라고 하여 넘겨줬고, 또 한 점은 그때 학생회 체육부장을 했던 친구가 가져갔다는데, 20년도 넘게 서울, 부산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도 걸어 놨었답니다. 95년인가 부산에서 졸업 후 처음 만났을 때 그 액자 얘길 하더군요. 그런데, 이 거사도 어떤 액자인지 알지 못하지만, 다시 이사를 가서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져버렸다고 하였는데, 서운 하더라고요. (-)
'이야기 마당 > 사색의 오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大器晩成 과 大器免成 (0) | 2023.02.15 |
---|---|
"사랑은"(2003) -현숙 (0) | 2023.02.10 |
"장미 한 송이"--거사(2010) (0) | 2023.02.09 |
만해 한용운의 생애와 업적 (0) | 2022.11.08 |
이문열과의 대담 (0) | 2022.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