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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창/추억의 노래

안개여 말 전해다오--장미리

by 바람거사 2010. 8. 25.

 2008년 겨울속에 묻힌 시카고는 연타로 밀려오는 폭설도 몸살을 앓고있습니다. 어제 화요일, 미국 22개주에서 양당의 대권 주자를 뽑는 날에도 시카고는 폭설이 내렸지만, 남부지방에는 토네이도를 동반한 폭우가 휩쓸고 가는 바람에 주택이 무수하게 망가지고, 50명이상이 사망을 하였답니다.

그에 비하면, 떡가루같이 퍼붓는 눈을 한 두 시간동안 치고 또 치고나면 팔목, 발목, 허리, 어깨가 다 욱신 거려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참았지요. 오늘 아침에는 또 비가 오는 듯하다가 눈으로 바꿔져서 눈 치우는 기계의 회전판에 철퍼덕 엉겨 붙어서 시동도 자꾸 꺼지고 애를 먹었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하늘이 두 쪽나도  포도주 댓 잔을 마시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늦은 오후부터는 200 미터 쯤 전방의 신호등이 안보일 정도로 짙은 안개가 피어올랐는데, 집으로 들어가는 길옆 나무들이 안개에 젖여있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 옛날, 장미리가 불렀던 '안개여, 말 좀 전해주오---'라는 노래가 생각이 나서 이렇게 한번 올려봅니다.

장미리는 1968년 데뷔 ,<아 어떻게 할까>, <말 전해다오>, <추억> 등의 노래를 통해  70년대 초반 통기타 음악을 널리 알린 가수인데, 그때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남진, 나훈아, 장현, 그리고 여성가수로서는 패티 킴, 정미조, 장미리 등이 있었죠.

작년 여름 대천에서 제2회 통기타 해변가요제에서 아주 오랜만에 할머니과에 속해버린 장미리를  동영상으로 보니까, 34년의 세월을  건너 뛰었다는 사실이 허무했지만, 옛날 음반 자켓트 사진은 촌티가 풀풀 났었는데, 이젠 노련미가 확 풍깁디다. 사실 48년생인데, 화장발인지 몰라도 60대가 40대 중반으로 보이더군요.

1973년 그 노래가 발표될 무렵, 이 거사는 대구 비행장 갈대숲에 눠서, 이 노랠 흥얼거리며, 언제고 다가 올 얼굴도 모르는 님을 그리며 고독을 삭히고 있었죠. 그 무렵 봄 소식과 더불어 날라 온 한 통의 편지를 보낸 주인공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저의 책, '어느 남자의 사랑 이야기'속 에피소드에도 나오는, 노랠 아주 잘 하던 인선이라는 아가씨. 더우기 쪼르르 박힌 이를 보이며, 화사하게 웃는 모습과 목소리 톤이 장미리하고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리, 괜스레 옛 생각이 나서 여러차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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