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후인 2007년 7월 31일에 찍은 야래향(뿌리가 커져 화분이 큰 걸로 바꿨습니다)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4개월동안 수없이 피고지는 엷은 베이지 색의 트럼펫같은 작은 꽃입니다.
< 2004년 7월 25일 에피소드를 2005년 1월에 카페 눈골 시카고에 게재했음>
희꾸무리한 엷은 구름속에서
달 빛은 동심의 파문이 일듯
뿌옇게 번져있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하더니만,
이제 여름이 무르읶는가?
아직 풀벌레들의 세레나데 들리지 않지만,
반딧불은 벌써 그 짧은 생의 마감을 염두에 둔 듯
짝짓기에 기를 쓰며 점멸의 포물선을 그려댄다.
뒷 뜰로 나가는 슬라이딩 도어를 활짝 여니,
짙은 향수 물씬 뿌린 밤의 여인이
오늘 밤도 긴 목 빼며 기다렸다는듯이
와락 안기며 온 몸을 휘감는다.
Lady of the Night!
겨우내 거실에서 잔 가질 많이 치더니만,
봄 지나고, 여름 되어 잎이 무성터니,
이제 긴 나팔대롱에 박힌 수 많은 별 꽃들이
여늬 Jasmine보다 더 진한 향내 맘껏 뿜어대어
뒷 뜨락에 가득하고,
온 집안에 가득하다.
야래향!
밤이 돼야 뿜어대는 향기-
그래서 '밤의 여인'이런가?
덩뤼쥔(登麗君)의 간들어지는 목소리로
부르는 Ye-lai-xiang이 흐릅니다.
짧은 혀를 굴리는 그 감미로움이
그가 42살로 1995년에 요절했다기에
더더욱 애절함까지 곁들여 처연하게 넘칩니다.
소년같이 설레이는 맘 억누르지 못하고,
멜로의 검붉은 와인을 입술에 대는 순간,
가드다란 스템을 잡은 손이 바르르 전율하더니,
부질없는 그리움이 찰나에 솓구친다.
그래, 허공에 쏘아 올려 폭죽을 터트리듯,
예라이샹을 밤 하늘 저편으로 띄워본다.
남풍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그 밤 꾀꼬리는 구슬피 웁니다.
달아래 꽃은 모두 잠 들었는데 야래향만이 향기를 뿜습니다.
아득한 밤에 어둠을 사랑하고 밤 꾀꼬리의 노래도 사랑하지만,
야래향을 품에 앉고 꽃 입에 입맞춤하는 그 꽃같은 꿈은 더더욱 사랑합니다.
야래향, 나 그대를 위해 노래합니다.
야래향, 나 그대를 그리워합니다.
아~ 아~ 나 그대를 위해 노래하고 그대를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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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라이샹, 예라이샹, 예라이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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