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오후 5시에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출발한 Air France는 8시간 반 동안 대서양을 날라서 프랑스 드골 공항에
도착하여 지루한 입국심사를 마치고, 다시 1시간쯤 후에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정남으로 날라가서프랑스 남부지방을 지나서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바르셀로나까지는 대략 1시간 반 걸려서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쯤 안착하였다. 부친 짐가방을 찾고 화장실에 교대로 들른 후에 말도 안 통하는 생면부지의 공항밖으로 나와서
집사람이나 나나 이구동성으로 지금은 뭐니뭐니해도 몇 달전에 예약한 호텔로 잘 찾아가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에서,
€25.00 - €30.00 정도가 요구되는 택스를 타고 가자는 데 동의 하고 택시 정류장쪽으로 발을 옮겼다.
출국전에는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데, €3.00가 좀 넘는 메트로나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비용이 좀 더 들어가도 택시나 리무진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아봤지만, 부친 짐가방의 부피가 크고 25kg이 나가고 또 집사람이나
내가 백팩을 멘 거 외에 기내로 반입가능한 가방이 또 하나 있었는데, 둘 다 부쳐버리면, 환승을 할 때 좀 편하겠지만,
아주 가끔 공항에 짐이 제대로 운반이 안되어 서너 시간이 지나서 호텔로 배달되는 경험을 해본지라,
호텔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바로 갈아입을 내의며 편한 옷가지가 없어서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끌고 다녔지만, 초행길에 이걸 다 꾸려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건 집안에서 한가하게 생각했던 시나리오였다.
바르셀로나와 시카고의 시간차가 7시간이니, 시카고는 아침 6시이니까, 밤을 꼬박 세운 입장이라, 졸립기도하고 만사가 다 귀찮아질 정도로 무척 피곤하였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서너달전 인터넷을 통해서 메트로와 버스노선이 자세하게 명기되어있고, 람브라스(Rambras)거리를 중심으로 1 km 내에 있는 명소가 표시된 지도와 스페인어 회화초보 소책자를 구입하고서, 바르셀로나 투어 싸이트를 뒤진 끝에 몇군데 호텔을 비교하다가, 프린세스 크루즈 측에서 추천하는 호텔을 알아보니, 이틀을 지내는데, $1,500 이라고 하여 기절을 하고 말았다. 시기적으로 여름이 지나고 쌀쌀하기 전까지 최대 성수기인지라, 며칠만 지나고 나면 염두에 뒀던 호텔에 예약을 할 수가 없었는데, 그래도 여러 볼거리가 몰려있는 구 바르셀로나 시의 중심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혼잡한 람브라스 거리에서 가까운 데에 위치한 호텔을 중점적으로 찾다보니, 3일 동안 핵심투어를 하는 버스가 출발하는 카탈누냐 광장(Plaza de Catalunya)옆길에서 바로 코앞에 위치한 Olivia Plaza라는 4성 호텔로 정했다. 그리고 이틀 밤 자는 데, 예약취소하면 환불이 없는 조건에서 $642을 결제하였다.
택시 정류장에서 안내되는대로 택시를 탔는데, 기대를 한 건 아녔지만, 운전기사는 간단한 영어로 얘기해도 알아 듣지 못하였다. 스페인말로도 대화가 않되니 미리 적어 온 호텔 이름과 주소를 보여주니, 그제서야 잘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 거렸다. 하도 지도를 많이 본 탓에 그 카탈누냐 광장이 생각나서, "The Olivia Plaza Hotel is just by the Plaza de Catalunya!' 라고 하였더니, 잘 안다는듯이 고개를 연신 끄덕 거렸다. 다행인 것은 좀 더운 날씨인데,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놔서 숨통이 트이는 거 같았다. 공항을 빠져나와서 얼마가 지나자, 우측으로 바다가 보였다. 지중해였다. 그리고 해의 위치로봐서 택시는 북동방향으로 간다는 감을 잡고 저 멀리 보이는 나즈막한 산이, 올림픽 스테디움이있고,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탄 기념으로 동상이 세워진 몬쥬익(Montjuic)이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아는 체 하지는 못하였다.
출발한지 20여분만에 항구옆을 지나면서 여기를 돌아서면, 콜롬버스 동상이 있는 곳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저 멀리 검은 빛으로 우뚝 선 탑이 보였다. 콜럼버스 동상은 원기둥의 맨 꼭대기에 바다쪽을 오른 손으로 가르키는 모습으로 지구처럼 보이는 구형위에 서있었다. 그제서야 좀 쫄았던 맘이 풀어지면서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슨 행사가 있는 탓인지, 람블라스 상행선을 막아놔서 그 다음 큰 길로 ㄷ자 형태로 우회를 하면서,
기사는 이 거리를 다닐 때는 가방을 가슴에 꼭 안고 다니라는 걸 자기 몸을 두 손으로 꽉 껴안는 몸짓으로 보여줬다.
우리는 잘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탱큐를 연발해줬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표현이었다.
그리고 우회를 한 탓에 좀 더 걸려서 그런지 €30.00가 더 나와서 팁까지 포함하여 €38.00를 건네주니, 아주 고마워했다.
오후 1시 반무렵 드뎌 사진으로만 봤던 호텔 정문으로 들어서서 데스크에 가서 알아보니, 12시부터 체크인을 할 수 있다는
인터넷 메시지와는 달리 3시까지 기다려야한다기에 짐을 맡겨놓고, 졸립고 매우 피곤한 몸을 가누며, 일요일인 9월 25일 오후 일정으로 호텔에서 30분 이내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갈만한 곳으로, 피카소 뮤지엄을 정해 놨기에 한참을 헤맨끝에 일인당 입장료로 €10.00 를 주고 둘러봤다. 내가 미술에 관심이 많기에 꼭 둘러보자고 하였을 때, 집사람은 내키지 않았지만
내 의견을 따랐는데, 결국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꼼꼼하게 살피지는 못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호텔에 들어서기까지는 샤워를 하고 좀 쉬었다가 점심도 먹고 느긋하게 돌아보려고 한 계획은 그리 어긋나고 말았다.
하여튼, 이곳에 있는 소장품들은 피카소의 데뷰당시의 초기 작품 내지는 그의 스케치북, 그리고 'Devorar Paris 1900-1907' 특별전시가 있었다. 그는 이곳 바르셀로나 어느 골목 카페에서 150여점의 그림을 전시하면서 데뷰하였지만, 그해 1900년 빠리의 몽마르뜨로 날라가서 고갱, 고흐, 푸비스, 로뎅, 스타인렌 등과 어울리면서 청년기를 맞았고, 그의 독특한 화법을 보여주면서 1907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여인들을 사귀면서 그의 큐비즘적인 그림을 완성해가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그림은 전혀 전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의 걸작들은 파리의 피카소 뮤지엄 등 여러나라에 산재해있다. 그런데, 그의 초기 스케치북을 보면서, 나도 저 정도는 그렸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쓴 웃음지었다.
Montjuic(몬쥬익-유대인의 산)에서 바라 본 시내전경- 왼편에서 대략 전체 1/3지점에 Antonio Gaudi의 걸작인
미완성의 Sagrada Família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오른편 항구근처에 검으스름한 탑이 컬럼버스 기념탑입니다.
Plaza Espanya에서 Montjuic으로 올라가는 큰 길을 막아놓고 Music과 더불어서 Magic Fountain Show를 한다기에
8시30분에 서둘러서 갔더니만, 10시에 한다고 하여 행상한테 €4.00 주고 맥주 두 캔을 나눠 사서 마시면서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린 보람이 있었서, 추억에 남을 장관을 볼 수 있었던 건 물론이지만, 공휴일까지 겹쳐서 그 엄청나게 많은 인파속에 휩쓸리있는 일은 난생 첨이었다. 한 30여년전에 시카고 다운타운으로 New Years Eve에 나갔다가 혼이 난 경험이 있었지만, 이러지는 않았다. 나는 한 10만명이라 생각했는데, 다음날 투어 가이드의 말은 방송에서 봤다면서,
15만명 이상이 운집하였다고 하였다.
Olivia Plaza Hotel에서 한 건물 다음에 있는 Hard Rock Cafe(미국이 원조)앞에서. 피카소 뮤지엄을 넘 힘들게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 오는 길에 Burger King(버거 킹)에서 간단한 점심을 한 후에, 어느 기념품 가게에서 6유로주고 캡도 사서
쓰고 호텔에 돌아와서 체크인 하였다. 젤 먼저 샤워를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으니, 그제서야 제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워킹 투어를 나섰다. 먼저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 내려가서 항구 근처에 있는 콜럼버스 기념탑이며 혼잡한 Rambla Del Mar라는 다리를 거너서 대형 몰과 수족관 등을 둘러본 후 간단히 요기를 한 후에, 메트로를 타고 환상적인 매직 화운틴 쇼를 보고 저녁 늦게 이 카페 밖에 나와서 식사를 하면서,나는 마가리타를, 집사람은 피나 콜라다를 마시면서 긴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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