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여행에 대한 진맛은 얼마동안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많은 사진을 정리하고 힘들었던 일정을 흘겨 적어놓은 메모한 노트를 컴에 옮기면서 그 맛을 새삼 반추하게 된다. 서구인들은 보통 일 년에 두 차례 여행을 가면, 가기 전 2, 3개월에 조사하고, 3, 4주 다녀온 후로 2, 3개월 동안 친구들하고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면서 일 년을 보내기도 한단다.
5/28(일):6:30서초 숙소에서 출발하여10:00무렵에 지리산 구례 화엄사에 제일 먼저 들렀다. 구례군에 들어설 때는 비는 거의 그쳤고 산허리에 흰 구름 띠가 걸쳐있는 진풍경을 오랫만에 봤다. 11:50.구례5일 장에 들러서 뻥튀기도 사 먹고 저녁에 민박집에서 저녁에 먹을 채소 따위를 샀다.그리고 오후 1:50경,전남 곡성에 있는‘청솔가든’에서‘참게 수제비’를 밖에는 비가 오고 저수지에서 낚시하는 한가한 풍경을 보면서 어려서 먹어본 참게 수제비를 맛나게 먹으며 소주도 마셨다.그리고 모처럼love shot을 했더니,우리 옆에 있던 어떤90%성형을 한 여자의 부부가 손뼉을 쳤다.수년 전에 집사람의 형제가 이곳에 벚꽃 구경하러 왔다가 차가 너무 밀려서 들어가지도 못했다는데,오늘은 꽃이 다 진 벚나무가 늘어선 길 따라 쌍계사로 이동하여 둘러보고 화개장터에 나가서 장을 보면서 조영남 동상과 사진도 찍었다.
얼마후 박경리의 대하드라마 ‘토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최참판댁’ 동네는 하동군에서 1997년에 토지 3000평을 구입하여 30억원을 들여서 평사리에 조성했다. 박경리는 26년에 걸쳐 대하드라마 '토지'를 1969년에 집필하여, 1994년에 총 5부 16권으로 완간하였다. 책 몇권 쓴 나를 작가라고 불리우기가 민망하지만, 하기야 나도 '가족의 온도'를 쓰기 위해 어머니가 경추를 크게 다쳤던 1987년부터 준비하여 2014년까지 27년을 보냈다.
그리고 동생부부가 예약한 민박집에 갔는데, 주변 풍치는 좋으나 비용도 6만 원으로 좀 비싼 거 같았다. 우리가 챙긴 저녁 식사를 맛있게 먹고 주인집에서 주문한 파전과 막걸리까지 마시니 배가 너무 불러서 근처를 반 시간 남짓 돌았다. 12년 전에 서울 살다가 귀향한 곳이라는데, 주인은 부산이 고향인데도, 텃세가 심하여 2년 후 그만두려다 참고 견뎌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5/29(월):비는 여전히 오락가락했지만,나는 이런 차분한 분위기가 더 좋았다.동생 안사람 식구중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의 위패가 있는‘칠성사’엘 가려고 하였지만, 순천/광양에도 들려야 하고 또 몇 주 후에 다시 내려와야 할 거라 취소하고 꼭 들려야 한다는 ‘순천만국가정원’엘 먼저 갔다.그 공원은 크기가 대단한데 여러 나라 정원도 주 테마를 살려서 꾸몄고 또 순천만 갈대 서식지까지 모노레일과 버스로 연결하여 습지를 조금 걷기도 하였다.아직 갈대는 다 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