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월): 1시에 광양에서 만난 같은 과 절친은 딸 셋에 아들 하나인 3대독자라 현역 근무는 면제라서, 1972년 공군 훈련 때 첫 외출때 찾아와서 만났는데, 뜻밖에 3학년 때 날 받아주지 않고 애먹인 미모의 미대생이 1년 반만에 "꼭 연락하기 바랍니다."라는 말을 그대로 전한다며, “이 자슥 봐라. 우리 동네(구 이리에서 두 집의 아버지가 다른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어서 집안끼리 아는 사이) 색시를 허락도 없이 사귀고 있었네?” 하며 웃었는데-. 나는 쓴웃음을 지며 그냥 “잘 알았다고 전해 주라-”라고 하였지만 그대로 놔뒀다. 연애할 때, '남자는 불꽃, 여자는 오븐'이란다. 불꽃같이 저돌적으로 덤빈 나한테 좀 처럼 다가오지 않았기에 나의 3학년 2학기는 사랑의 불꽃으로 검게 타버렸었다. 그러나 그 말 전해주고 어찌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집사람앞에서 물을 수는 없었다.
광양 ‘설담가’에서 한정식이 1인당 적어도 24,000원이면 비싼 편인가? 동생 부부까지 해서 6명에 15만 원 이상 과용한 거 같다. 우리는 2만 원짜리 곶감 1박스를 선물로 가져갔다. 하도 오랜만에 만나면 할 얘기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남한산성 에 같이 같던 이 중위와 친하게 지냈고, 우리는 고교 동문관계이기도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2022년에 담도암으로 수술을 크게하였다는데, 지금은 잘 회복되면서 건강하게 지낸다고 하였다. 남한산성에 같이 갔던 이 중위한테 대충 들었지만, 내가 수술 얘길 꺼내진 않았는데 지난 얘기 하면서 먼저 얘길 하였다. 식사 전에 나는 반주를 찾지 않았다. 그리고 가족 얘기를 대충 하면서 부모님 모두 타계,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두웠고, 원래 기독교 집안인데 우회하다가 결국은 천하의 술꾼이 장로가 되어 은퇴하였다고 하여 서로 웃었다.
그동안 살았던 얘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아주 실망한 얘기를 하였다. 내가 시카고에 첫발을 디딜때 나보다 1년 먼저 온 L이라는 학교때 절친도 마중나왔고 그 후로 이 친구가 텍사스로 이주 할 때까지 특히 집사람이 거의 매 주말마다 테니스하고 불고기와 맥주를 대접하며 잘 지냈는데, 이사간 후로 연락을 끊어버려서 그 후로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런데 L은 광양 친구에게 부탁하여 철학에 관련된 번역 서적을 두 차례나 받아봤고, 10여년전에 광양친구의 아들의 진로에 관해서 상의하려고 들렸다가, 막상 만나보니 미국내 주류사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세탁소를 하면서 목회자가 되려고 준비중이라고 했던것과는 달리, 수년 동안 불교 내지는 철학 공부만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더한 것은 부인과 딸이 세탁소에서 옷 손질하고 다리미질하면서 바쁘게 일하는데, 자기는 운동하러 간다고 나가고 또 딸 셋 중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아버지 같은 남자 만날 것이 두려워 결혼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단다. 그 후로 광양친구는 L의 이기적이고 아전인수적 면을 절실이 느끼고 이건 아니다 하며 절교하였다고 말했다. 집사람은 그 친구 집사람의 전화번호를 물어서 받았지만, 내가 나중에 연락하지 말라고 하였더니 그러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하였다.
인천 친구도 두 딸과 아들에게 너무 집요하게 공부하라고 밀어대며, 처한테도 반말하고 독재자처럼 굴하여 그의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결혼을 모두 기피하였다. 두 딸은 40대 중반을 넘어섰고, 역시 40을 넘긴 막둥이는 중학교때 ,"아빠가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도 하였단다. 지금 그 친구는 교직 은퇴후 올인하여 벌린 사업도 부진하여, 그의 심정은 매우 찹찹하겠지만, 이 모두가 '주님의 뜻이라는 믿음'으로 버티는 거 같다.
광양 친구를 2시간 정도 만나고, 3시 무렵에 여수에 내려와서 오동도 앞을 지나는 유람선을 타고 돌았다. 오동도를 처음 보니 예전에 어머니가 전주 우리 동네의 계모임에서 구경가서 찍은 흑백사진 몇 장이 생각났다. 그리고 5시 무렵에 광양으로 다시 와서 그 친구 집에서 10여 분 운전 거리라는 7 브릭스 hotel에 묵었다. 호텔은 아주 깔끔하였는데, 가격도 8만 원으로 저렴. 그에 비해 민박이 6만 원은 비싼 게다.
고속도로가 가까운 구 광양에 위치한 호텔에 첵인하고 저녁은 근처에 있는 주인이 40년의 식당 운영 경험이 있고 이곳에 멋있는 정원까지 꾸민 대형 ‘백운뜰’에서 제수씨 제외하고 셋이서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며 한 정식을 만나게 즐겼다.
5/30(화) :호텔에서 아침 07:00에 continental 식 아침식사를 준다기에 내려갔는데, 아주 깔끔하게 잘 챙겨놔서 맛있게 즐겼다. 젊은 매니저와 잠시 얘길 나누면서 저렴하고 또 침대나 화장실이 아주 깔끔하다고 하였더니 고맙다면서 주말엔 손님들이 많아서 가격이 좀 더 한다고 하였다. 관광객들이 주로 여수에 가서 돈을 쓰기 때문에 이곳 구 광명은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였다. 8:00 무렵에 2박 3일의 빡빡한 일정을 끝내고 서울로 출발하였다. 태풍때문에 타이완 투어는 취소했지만, 남도 여행을 하여 꼭 만나고 싶었던 친구도 보니 더욱 좋았다. 타이완이나 중국은 다음에 가도 된다.
고속도로 오수 휴게소에 들러서 불이 난 집에서 자고 있던 주인을 물에 여러 차례 적셔와서 주인을 깨게 하여 구하고 죽었다는 ‘오수의 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컹컹 짖었으면 모두 살 일이 아녔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리고 천안 휴게소에서 집사람이 사 온 ‘소떡’(소시지와 떡볶이)를) 맛나게 먹고, 마지막으로 죽전 휴게소에 농심라면 전문 식당이 있어서 얼큰하게 모두 다, 라면/라면/가락국수를 즐겼다. 그리고 마지막 경부 고속 구간에서 밀렸는데, 잠시 후 서초로 빠지면서 12시 무렵에 숙소에 도착하였다.
동생부부 덕에 여태껏 어지간히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잘 했고 또 너무 잘 먹었다. 지난 10년 동안 어려울 때 도움을 준 형 내외한테 최선을 다하여서 해드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동생도 60대 중반을 넘어섰기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매우 피곤했을 일이다. 이번 방한으로 수 년 동안 돌아보고 먹을 걸 52일 동안 다 해치운 거 같다. 5/23 출국을 6/4로 미루고 이제 11일이나 지나면서 집에 가고픈 맘이 슬슬 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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