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에 가족 여행을 간다. 갑진년 새해인 2024년 1월 1일부터 5일까지 코에 더운 바람을 넣고 왔다. 그곳은 낮에 화씨 80도(섭씨 26~28)인데 시카고는 34도(섭씨 1~2) 정도로 쌀쌀하다. 몇 년 전엔 시카고에 돌아왔는데, 발목이 빠지는 눈이 와서 주차장까지 가는데 시베리아 벌판을 가는 것 같았지만, 푸른 하늘과 바다 그리고 백사장에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아직도 귓속에 남아있고 잘 먹고 마시고 온 기분으로 한겨울을 난다.
이른 아침에 시카고 오헤어 공항으로-
수속을 마치고 탑승 전에-
3시간 비행후에 섭씨 1~2도에서 27도로 급변!!
Cancun 남쪽에 위치한 이 곳 Royalton은 가격이 좀 세다. 먹고 마시고 자는데 다 포함해서 하루에 $460 정도다. 팁은 별도고. 그런데 딱 10년전에 Cancun 동쪽에 있는 리조트의 Rio 호텔에 왔었는데, 모두 포함해서 지금은 $172 이란다. 그땐 Cancun에 첨 왔고 푸른 바다에 해안이 너무 아름다웠다. 땡볕에 근무자들이 팁 벌려고 마가리타를 무한정 가져다 줬다. 그곳에서 즐긴 오징어 튀긴 '칼라말리'를 아주 맛있게 즐긴 기억이 새롭다.
딸네 식구는 풀/해안에서 물놀이하고 나는 밴치에 눠서 책도 보고, 가끔 "보드카+타닉"이나 "마가리타" 칵테일도 즐긴다. 그런데 낮엔 아무리 공술이라도 자주 마시고 싶지 않다. 주변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대부분 배가 나오고 머리가 벗겨졌는데, 기름진 음식과 술을 입에 물고 산다. 나는 2020년 초부터 코비드-19 팬데믹 땜에 못갔던 풀에 입수하여 배영을 좀 하였는데, 하도 오랜만에 하니 팔이 피곤해졌다.
매일 아침 7시 무렵에 보는 일출이 황홀하다
<Mexican Bluebell(우창꽃), Mallumpodium, Oleander(꽃에 독이 있다-협죽도)>
<왼쪽은 Carruthers' Falseface, 오른쪽은 Purple Queen(자주색 달개비): 아열대 지방의 꽃이 화려하지만 향이 없는데, 그 이유는 비/바람이 잦아서 자가 수정을 하기에 벌/나비 등을 유혹할 필요가 전혀 없단다.>
카리브 해안과 멕시코만에 해수 온도 상승으로 죽은 해초가 큰 파도에 바닥을 훑어서 밀려와서 해안으로 몰린다. 그걸 매일 아침에 갈퀴달린 트랙터로 긁지만 연신 밀려와서 검게 썪어서 아름다운 백사장이 흉하게 보인다. 몇 년이 지나면 생태계가 고온에 견디게 바꿔지면 좋아질 것이다.
풀장 바에서 어른들은 칵테일을 , 애들은 쥬스를 입에 달고 다닌다. 풀장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너무 멋있다.
매일 저녁에 각종 쇼를 하는데, 이날은 멕시코 전통 춤 공연을 하였다. 그 화려한 복장이나 트럼펫과 아코디언 그리고 배불뜨기 베이스 악기 선률이 매우 흥겹게 만들었다.
나흘을 보내고 금요일 오전 시카고행 비행기 탑승 전에 마지막으로 칵테일에 햄버거로 점심을 하였다.
갈 때는 젯트기류가 130 마일로 밀어서 3시간 걸렸는데, 올 때는 3시간 반 걸렸다. 그리고 모두 겨울용 재킷트를 꺼내입고 입국 심사대로 향했다.
1/5 금요일 아침에 시카고로 돌아왔는데, 1/6에 눈이 내렸다. 시카고 근교에 아주 오래 살면서 긴 겨울과 눈을 끼고 살아왔는데, 이젠 겨울철엔 따뜻한 곳이 좋긴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더한 것은 그 동안 각종 산해진미를 맛보다가 요리를 해야한다고 집사람이 푸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