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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경호원에 사저 화장실 금지"..급한 일 해결하러 헤매

바람거사 2021. 1. 15. 12:40

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입력 2021. 01. 15. 11:26

 

휴게용 지하실 임대에 연방예산.."왕족처럼 행세" 인근 주민도 불만

<거사가 임의로 선택한 사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부부인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가 사저에 배치된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지난 4년 내내 경호원들이 애를 먹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부부가 사는 워싱턴DC 북서부 부촌인 캘러라마 지역의 주민과 비밀경호국 관계자를 인용해 465㎡(약 141평) 넓이의 사저에 화장실이 6개나 있었지만 경호원들이 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캘러라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미국 고위 인사가 몰려 사는 곳으로 정부의 경호원을 쉽게 볼 수 있는 데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고 배치된 경호원에게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사저 내부의 화장실을 경호원이 쓰기 곤란하면 차고나 별채를 개조해 화장실이 딸린 휴게실로 개조한다는 것이다.

WP는 "캘러라마의 경호원은 암살 위협, 거동 수상자를 걱정해야 하지만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에 배치된 경호원은 다른 걱정 하나가 새로 생겼는데 바로 화장실 찾는 문제였다"라고 보도했다.

 

이들 경호원은 '급한 일'을 해결하려고 근처 다른 집에 요청하거나 사무용 건물로 뛰어 들어가기도 했다고 주민들이 말했다. 이런 일이 상부에 보고되자 비밀경호국은 임시 화장실을 길거리에 설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내로라하는 부자 이웃들은 미관을 해치고 통행에 방해된다고 항의했고 결국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 주민 다이앤 브루스는 "경호원들이 불쌍했다"라며 "임시 화장실이 철수되는 날 '경호원들이 이제 화장실에 가려고 차를 타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랬다"라고 말했다. 임시 화장실이 철수되자 이방카 부부의 경호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차고를 경호실로 고친 건물의 화장실을 썼다. 그렇지만 이들이 화장실을 더럽게 사용하는 바람에 2017년 중반 이조차 '사용금지' 됐다. 이후 이 경호팀은 1.6㎞ 떨어진 펜스 부통령의 집까지 차로 가 급한 일을 해결했고 그럴 시간이 없을 만큼 급박한 상황엔 인근 식당에 부탁했다.

 

한 경찰관은 WP에 "비밀경호국 요원이 화장실을 찾기 위해 이렇게 극한까지 가야 했다는 것은 난생처음 듣는다"라고 말했다. 결국 2017년 9월 비밀경호국은 이방카 부부의 사저 건너편에 있는 주택의 지하실을 4년 기간으로 임대해 휴게 장소로 썼다. WP는 지난 3년여간 이 임대료만 월 3천달러(약 330만원), 모두 14만4천달러(약 1억6천만원)의 연방 예산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백악관 측은 이방카 부부가 경호팀에게 사저의 화장실을 쓰지 못하도록 한 적이 없고 지하실을 임대한 것은 비밀경호국의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WP에 "우리의 경호 업무의 수단, 방법, 자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WP는 또 이방카 부부가 캘러라마에서 '좋은 이웃'은 아니었고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계층이 사는 이곳에서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했다는 불만을 샀다고 보도했다. 주민 브루스는 "그 부부는 뭐랄까, '우린 왕족이야!' 라는 태도로 이 지역에 왔다"라고 꼬집었다.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