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첨 올렸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음원도 지워져서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이제 원 작가인 최인호 님도 그리고 신성일도 이미 먼 길을 떠나버린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OST 대부분을 작사/작곡한 이장희의 노래도 일품이었는데,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가 그 영화의 분위기를 압도하였습니다.
성공한 사랑의 열매는 결혼이런가?
그러나 그 결혼생활이라는 게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게 해 줄 것인가?
어떤 결혼은 불과 며칠도
넘지 못한다.
그리 쉽게 변질되는 게 사랑일까?
우리는 그 사랑의 영원함에 대해서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혹자의 말대로,
오감으로 들러 온 자극이
대뇌에 감성의 화학적 돌기를 만들고,
얼마 후 그 돌기가 풀어지면서
사랑의 감정도 사그라진다고 하였다.
이름하여 생물학적 사랑이런가?
누군 새로 만나는 사람마다
진정으로 사랑을 한다고 하였다.
돌기의 흥망 사이클이 유난히
빠른 모양이다.
그러나 한 때 들끓었던 그 사랑이
결국 다 마르고 닳아 버렸다고 하면
너무도 허무한 일일 것이니,
일부는 뇌수 깊이 흘러 들어가
영원한 사랑의 결정체로 치환되어 버리고,
나머지는 결혼이라는 현실을 끌어가는데,
원동력으로 쇠진하여 버렸다고 하자.
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은 젊어서 유명을 달리한,
할리우드의 제임스 딘, 몬티, 마릴린 몬로같이,
언제까지나 청춘의 모습으로
세월과는 무관하게
영원히 애틋하게 남아 있을 것이니,
지독한 사랑을 하다가,
쓴 이별을 맛보는 실연이야말로,
더욱더 그 사랑의 의미를
처절하게 각인시키지 않는가?
뒷 뜨락 왜목련 피고
또 다 지어갈 때도,
천둥번개 작달비 후려치고,
낙엽 지는 산사의 뜨락을 걸어도,
눈이 펑펑 내리는 오솔길을 걸어도,
파리한 달빛 아래, 마른 가지 스치며
휘윅 거리는 찬바람 소리만 들어도,
생긋이 웃던 그 나어린 모습
어슴푸레 떠올라,
절절히 맘 아픈 회한에
젖어드는 게 아닐까?
그런 세월 몇십 년 흘리다 보면,
뇌수 깊이 그 회한의 돌기는
더욱더 커져만가고,
놓친 고기 더 커 보이고,
옆 집 잔디 더 푸르게 보이듯,
애틋함과 그리움의 색은 더 짙어질 것이니,
그 아니 짜릿하지 않을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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