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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연주 열 달째 독학중-

바람거사 2021. 4. 19. 14:34

이전에 여섯 달째 독학 중-을 올리고, 넉 달이 더 지나서 4월 20일에 열 달이 되고, 올 6월 20일이면 벌써 만 1년이 됩니다. 진즉 색소폰으로 갈아타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면서 클라리넷의 매력(?)에 빠져가는 탓인지, 손을 떼지 못하는군요. 물론 그동안에 앨토냐 테너냐를 비교도 했지만, 음색의 장단이 있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둘을 다 구입하는 것도 좀 그렇고요.

 

그런데, 클라리넷의 장점은 음역이 넓어서, 따로 색스폰 연주용 악보를 봐야 할 필요 없이 아래 '미'까지(색소폰은 아래 '시b'), 그리고 색소폰과 마찬가지로 고음은 윗 '도'를 넘어서 보통 '파'까지 올라가고요(22 keys). 물론 더 올라가는데, 거기까지 불 기회가 없겠죠.

 

그리고 그 동안에 독학을 하면서 반주기가 없기도 하였지만, 반주와 주 선율을 모두 다 부는 연습을 하여서 박자 개념도 좀 잡혀가고, 또 Fingering도 많이 좋아졌고, 강약 조절이 아직이라 가끔 삑- 소리도 나지만, 색소폰보다 어렵다는 앙부셔(입모양)도 많이 잡혀갑니다. 

 

하여튼, 이제 1년을 채우고 갈아타려고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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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클라리넷 연주 목하 두 달째 독학 중-'이라는 글을 올린 후로 넉 달 정도 지났다.  그때는 올 11월 추수 감사절에 즈음하여 제법 연주를 잘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고, 어디 오케스트라에서 합주를 할 것도 아니니, 올 말까지만 익숙하고 조만간 Elto나 Tenor Saxphone 구입하여 본격적으로 연습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오랫동안 색소폰을 불던 지인들은 어려운 클라리넷 연습 그만두고 색소폰 시작하면 잘 불 거라며, Elto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하여 그럴까 하였는데, 20여 곡의 트로트 곡을 연습하다 보니, 대부분 음이 높아서 Elto보다는 Tenor가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입하는 걸 연기하고 그 막간에 클라리넷을 더 연습하고 있다.

 

이제는 온음/반음을 잡는 위치를 거의 숙지하였고, 박자가 빠른 멜로디를 잽싸게 바꾸는 연습도 많이 하였는데,  올여름부터 갑자기 왼 손가락보다 자주 쓰는 오른 손가락에 관절염 증세가 더 생겼는지, 조금만 연습하면 특히 엄지에 고통이 있어서 악기를 받치기가 어려워서 목걸이를 사용하면서 엄지 받치는 돌기를 눌러서 균형을 잡고 연습하지만, 전체적으로 운지가 제대로 안되어 자주 듣기 거북한 새는 소리가 난다.

 

그러다 보니 버튼 식으로 정확하게 구멍을 막을 필요가 없이 연주하는 색소폰 생각이 절로 났다. 기타를 치더라도 왼 손으로 코드를 잡고 오른손은 피크를 사용하거나 줄을 튕기는 동작을 하여 큰 문제가 없는데, 클라리넷은 정확한 운지를 해야 하니, 손가락에 문제가 생겨서, 가뜩이나 반주기 없이 연습하다 보면 지루하고 또 정확한 박자 개념이 상실된 데다 자주 멈추면서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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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연주 목하 두 달째 독학중-

아직 운지가 완전치 않아서 '솔'이나 '라'를 불다가 '시'나 '도' 같이 온 손가락을 잽싸게 제대로 누르는 과정이 쉽지않습니다.  기본 음계 숙지하고, 직접 악보를 보면서 '유정천리, 미워하지 않으리, 우중의 여인' 등을 반주까지 불어보는데, 지금은 무박자 개념-. 그리고  악보옆의 책은 수 년이 지나도 끝내지 못한 책입니다. 워낙히 생각할 게 많은 책이라서-.  영국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의 '신과 새로운 물리학'-. 우주탄생이 단순히 창조의 영역을 벗어 난 엄청나고 상상을 불허하는 과정이라, 영원히 풀어질 수 없는 수수께끼같이 보이지만, 그 걸 하나 하나 벗겨가는 과정이 끝없이 진행중입니다.

부터 클라리넷 연주를 배우려는 건 아녔다. 내가 배호/오기택처럼 저음으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해서, 유튜브에 올라온 대중가요 중에서 좋아하는 곡들을 테너 색소폰의 묵직한 연주로 여러 차례 듣다가 슬며시 나도 한 번 배워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무조건 시작도 하기 전에 값나가는 테너 색소폰을 구입하는 거보다, 연주 경력이 있는 지인의 말대로 우선 질이 좀 좋은 알토 색소폰을 렌트해 보려고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 이번 Covid 19 사태로 On line으로만 거래를 하여 주춤하였다. 다른 건 몰라도 질이 그래도 좋은 새것은 오더 해서 구입한다 해도, 렌트는 아무래도 눈으로 보고 확인해야 할 거 같아서 망설였다.

 

그러다가 6월 20일경에 문득 색소폰을 불어보기 전에 같은 목관 악기인 클라리넷을 막간에 불어 보고 숙달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자, 20여 년 전에 딸애가 중학교 밴드에서 클라리넷을 불다가 선반에 팽개쳐진 검은 케이스 생각이 났다. 그동안 관심이 전혀 없었던 탓에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그걸 열어보고 몸체 조립을 하면서 보니, 케이스 한 곁에 왁스도 있고, Reed도 한 개가 보였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검색한 내용대로 Reed를 끼우고 또 운지법도 출력하여 살펴본 후에 첨으로 불어봤다. 역시, 손가락에 힘만 들어가면서 구멍을 제대로 개폐를 못하니, 그야말로 아주 듣기 거북스러운 고음의 삑~ 소리만 났다. 집 사람이 지나가다가 "한 번 잘해보세요-. 얼마나 하시는지 두고 봐야겠네- "하며 씩~웃고 지나갔다.  

 

클라리넷은 1690년경 독일에서 악기 제작하는 요한 크리스토프 데네르가 피리와 유사한 샬로무(chalumeau)의 기능에 register key(색소폰의 옥타브 키와 흡사)를 추가하여 음역을 혁신적으로 확대하였고, 그가 1707년에 죽자 두 아들들이  개발에 더욱 몰두하였다. 반면에 색소폰은 벨기에의 발명가이자 음악가인 Adolphe Sax가 1840년에 그가 연주했던 bass clarinet을 모델로 발명하여 1848년에 특허를 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따서 Saxphone이 되었다.

 

두 악기는 Reed를 사용하는 목관악기이지만, 클라리넷은 손가락으로 구멍을 직접 개폐하여 연주를 하기 때문에 연주 중에 손가락이 미끄러지면 정확한 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색소폰은 버튼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구멍을 개폐함으로 정확한 소리를 내는 게 큰 장점이다. 또한 색소폰도 음역의 폭도 넓고 장점이 많은 데도, 지금의 오케스트라 연주에는 색소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130년 넘게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는 곡들이 대부분 작곡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음역에 따라 여러 종류의 클라리넷이 있지만, Bb 타입을 통상적으로 사용한다. Bb 타입이란 오케스트라 합주 때 피아노를 기준으로 하여, 클라리넷의 low C(도)가 Bb로 들리기 때문이다. 참고로 Tenor Sax도 Bb이고, Alto Sax는 Eb다.

 

하여튼, 이 나이에 결코 쉽지 않은 악기를 배운다는 게, 머리에서 쥐가 날 일이기도 하지만, 시작이 반이고 반복 또 반복하여 멋지게 트로트 가요를 반주기에 맞춰서 신명 나게 불어 볼 날을 꿈꿔보며 6월 25일에 시작한 지 두 달 째다. 그동안 10개 들이 Reed도 오더 해서, 대충 한 시간 내외로 하루 두 차례 연습 중이다. 지난 주말에 아들이 와서 아직도 연습하냐고 하며 엄지 척~하며 씩~ 웃었다. 아들은 어려 이래로 바이올린을 취미로 연주해 온 처지라 그 연습과정이 어렵다는 걸 잘 알기에 말이다. 그때 집 사람이 하는 말이 잘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래서 나는 올 추수 감사절 디너에서 내가 좋아하는 트로트 곡을 선곡하여 연주를 하겠다고 하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