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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당/시카고사는 이야기

2021년 초하의 거사네 뜨락

by 바람거사 2021. 6. 2.

빼앗낀 들에도 봄은 오듯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얼룩진 이 시절에도 벌써 만춘은 물러가고 초하로 접어듭니다. 채소나 꽃은 여전히 이것저것 전에 심었던대로 심고, 모란대신 교배종인 Itoh Peony도 두 구루 심어봤습니다.  

 

현관문앞에 두 개의 모듬 화분도 잘 자랍니다.
뒷뜰로 나가는 슬라이딩 도어위에 매달아논 화분
한 달 전에 날씨가 좋아서 내놨다가 갑자기 밤기온이 화씨 40~50도(섭씨로 4~10도)로 떨어져서, 다시 실내로 들여온 커피나무들-. 주 산지에서는 화씨 70도(섭씨 21도) 정도로 유지해야하는 자연환경에서 자라는 지라 이곳 겨울 긴 시카고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코스트리카 여행때 몰래 가져온 씨로 키운 아라비카 커피나무에 작년에는 하얀꽃이 3월 중순에 4송이 폈는데, 올해는 꽃망울이 100개도 넘게 나왔고, 몇 개는 곧 만개하려고 합니다. 열매가 잘 익으면 커피 한잔은 마시게 될까요?
20년도 더 오래된 분꽃도 여전히 위압적으로 큰 새잎이 저리 나옵니다.
올해엔 비료를 많이 줘서 장미 봉오리가 많이 맺혔는데, 오래되면 꽃 크기가 작아집니다. 
우리가 씨로 심은 오이는 아직도 조그만한데, 사서 심은 건 잘 큽니다.
집사람이 파를 첨으로 심었습니다
진분홍 Yarrow(서양톱풀)는 아직 피지 않았고, 그 앞에 있는 꽃은 Pink Spiderwort 라고 합니다(어제 여름꽃으로 검색해서 찾았습니다.)
모친 생전에 받아온 봉숭아꽃이 5, 6년째 씨뿌려 새싻이 아옵니다. 오른 편 화분에는 치커리 
올해도 십 수년째 야래향(Lady of Night)이 실내에서 지내는 동안 나왔던 연약한 잎새는 다 떨어지고 새잎이 다시 납니다.
동백은 수 년째 키우는데, 겨우내 실내에서 키우다보니 해가 갈수록 꽃피는 개체가 줄어들어서 실망-. 그위 매달은 화분에는 연분홍 덩이꽃이 예쁘게 피는 Hoya. 이꽃도 모친 생전에 가져와서 화분갈이하면서 다시 심어서 이쁘게 자랍니다. 올해는 꽃을 볼 수 있으려나?
'사막의 장미'는 이제 너무 커서 주체를 못하겠는데, 어찌해야할지-. 10여년전 장모님 생전에 조그만 걸 사서 열심히 키우셨죠. 꽃잎은 붉고 그 속은 희게 물들여진 몇 송이 꽃이 핀 걸 와서 보라고 하셨는데, 이제 수 십 송이가 핍니다.
이 제주도산 유채 생명력은 끝내줍니다. 2001년에 모친 모시고 제주도 여행에서 받아왔던 몇 개의 씨로 심어서 이국땅에서 피고 지고 그 씨가 떨어져서 또 나오면서 그 질긴 생명을  무려 20여년 동안 대대손손 이어갑니다. 그리고 관상용 양귀비, 상추, 고추 오이도 무럭무럭 자랍니다.
가지 몇 구루도 심고 올해도 '나와바리'(관리구역?)를 인정사정 볼 거없이 차지하는 강낭콩도, 또 고추며 호박, 나팔꽃/유자 몇 구루도 잘 자랍니다.
나팔꽃/여주/관상용 양귀비/가지/강낭콩/가지/호박도 무럭무럭-.
겨우네 상추를 빛이 잘 드는 투명 플라스틱 컨테이너로 덮어 놓으면 아주 이른 봄에 상추를 일찍 먹을 수 있는데, 그 씁스름하게 좀 질긴 맛이 그만입니다. 오이도 좀 일 찍 심었다가 냉해를 입어서 몇 구루는 다시 심었습니다.
이 Clematis는 50세도 넘었을 겁니다. 전 주인이었던 미아노 씨 부부가 1972년부터 새로 진 동네에서 살면서 심었으니-. 아직은 봉오리가 맺혀있지만, 자주 빛으로 만개를 흐드러지게 필겁니다.
Costco에서 화분 2G 한 개에 비싸게 $32주고 산 모란(Tree Peony)과 정원 작약을 교배해서 만든 Itoh Peony, 꽃이 아주 예쁘다는데,                    몇 주전에 살때도 봉오리가 없는 걸 보니 올 해는 꽃이 안피려나봅니다. 
정원 작약은 흐드러지게 펴서 예쁜데, 비만 맞으면 요절합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피는 건 줄기가 강하여 꽃이 늘어지지 않은데, 우리집에 피는 건 햇볕드는 시간이 반밖에 되지 않아 줄기가 연하여 비만 맞으면 고갤 수기고 줄기가 꺾여집니다.
흰 작약도 만개하려고 합니다.
집의 남쪽 처마밑에 있는자투리땅에 올해도 들깨와 호박을 여전히 심었습니다.
모친 생전에 집앞에서 자라던 자스민인데, 2016년에 하세하신 후에 집 매매전 일부를 케서 심었답니다. 작년에는 웃 자람만하더니 올해는 흰 꽃이 저리 흐드러지게 폈습니다. 모친이 보셨더라면 너무 좋아 하셨을 터인데, 그 좋아하시는 모습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시큰해집니다.
작년에 공원묘지에 진한 연분홍 코스모스씨를 받아서 심었는데, 닭장망을 치지 않으면 토끼가 맛있게 식사를 하여 올 해는 단단히 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