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4에 올린 글인데, 음원이 삭제되어서 다시 유툽영상으로 올렸습니다.
2007년 6월 캐나다 록키여행에서 만난 사람
처음 며칠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가,
마지막 이틀 록키의 절경을 즐기면서,
디카를 찍어달라는 부탁을 여러번 받고,
눈에 들어왔다.
- 사진을 정말 잘 찍으셨네요. 구도가 너무 좋아요.
- 아주 오랫동안 자주 찍다보니 그런대로 감이 생겼나봐요.
그리곤 또 그냥 스쳤고,
간간히 눈이 마주치면 그냥 씩 웃었다.
그러다가 다음에 내리면,
나도 모르게 둘러봤다.
허지만 서로 동행이 있기에
매번 가까히 할 수 없었다.
아쉬운 일정을 다 끝내고 되돌아 오는 길,
휴게소에서 잠시 마주칠 기회가 있어,
몇 마디 얘길 나눈 끝에
내 카페와 이메일 주소를 건네주며,
여행길이나 시카고에서 찍은 사진과 글이 많이 있으니,
꼭 들려달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웃으며 흘겨쓴 메모지의 글씨를
일일히 확인하였다.
그리고 난 언제고 들리시면,
흔적이나마 남겨주시라고 하였다.
이제 내가 아는 건 성씨, 나이와
30년째 공직에 있다는 거 뿐이니,
내 카페에 들리지 않으면,
이런 만남도 필연이 아닌
우연의 만남으로 스러질 일인데,
그 사람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물어 볼걸 그랬었나?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
애들 만나러 산호세에 며칠 머문다는데,
그 날 이후로 일주일도 넘게 지난다.
그리고 날 애틋하게 쳐다보던 눈길이
소록소록 생각이 나면서,
40년전 밤 열차에서 만났던 첫 사랑에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준 쪽지를 전해주지 못하고,
무던히도 후회했던 소심한 내 모습을 그려본다.
그 후로 무단히 노력하여
석달만에 다시 만나는 기쁨이 있었지만.
아, 또 다시 애달프게도 다시 보고픈 맘은
이렇게 물안개같이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그래, 기다려보는 거다.
무던히 참고 기다려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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