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눈골 시카고가 폭설에 묻히다!
(A beautiful performance done by a Denish Ochestra of Russian traditioal string instrument, balalaika)
2011년 2월 1일은 지난 1960년대 이후로 시카고 폭설역사의 3번째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날 오후 1시에 치과 다녀오는 길에
지인집에 잠시 들러서 인터넷 스피드 체크 및 보안 문제를 해결해주고 3시쯤 돌아 오는데, 북동풍의 강풍에 눈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상 채널을 보면 거대한 구름대가 남서 방향에서 불어 오는데, 왜 시카고는 반대로 부나 이곳저곳 기상지도를 살펴보니,
이변이 일어난 게지요. 시카고가 남서쪽코너에 위치한 미시건 호수에 고기압권이 형성되면서 거대한 소용돌이가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호수의 상승습기를 눈으로 만들어 그대로 역방향으로 불어댄다는 거죠. 정말 무진장 재수가 없는일이지만,
엉뚱하게도 곱으로 눈폭풍이 불어닥칠 일었습니다.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게 딱 맞습니다. 지난번 동북부에
폭설이 왔을 때, 이번에는 용캐 비켜갔구나 하며 쾌재를 불렀었는데, 눈골 시카고가 절대로 그냥 넘어 갈리가 있나요?
그리하여 다음날 오후 2시 까지 무려 500~600mm의 눈이 퍼부어졌고, 우리집은 단층집이고 서향집이라 뒤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지붕의 눈이 날려서 'ㄱ 자' 같이 긴 차고 진입로를 허리춤까지 덮어놨습니다.
초저녁나절 쌓이기 시작하는 눈을 좀 치우고, 집사람한테 전화를 하여 오늘 저녁은 좀 일찍 퇴근하는 게 낫다고 생각되니
준비를 하라하고 차를 빼내어 9시에 평소 5분 거리에 위치한 직장에 데리러 갔다가 죽는 줄알았거든요. 주택가 골목길을 갈 때는
그러려니하였는데, 행길로 나오니 눈보라가 쳐서 앞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거든요. 오가는 차가 10여미터앞에서야 보였으니 말입니다.
눈보라가 칠땐 잠시 서있다가 몇 초 그치면 좀 서둘러 가는데, 신호등도 안보이고, 물론 다니는 차도 거의 없었습니다.
겨우 근 30분이 걸려서 도착하여 또 같은 식으로 집에 돌아 오니, 감개무량하였답니다. 어찌나 신경을 썼던지 머리까지
아프더군요. 그런데 10넘어서 출발한 동료들은 좀 가다가 모두 되돌아가서 그날은 집엘 못갔다고합니다.
새벽 5시에 정말 폭설이 왔나 일어나서 현관문을 열어보니, 첨에 잘 안 열리더라고요. 근데 세게 당기다가 악 소릴 내며 기절초풍하였습니다.
마구 날린 눈이 처마밑 깊숙히 계단위까지 40cm 정도로 쌓였더군요. 이런 모습은 첨입니다.
차고문을 열고 보니, 아직도 눈발이 거세게 나리고있었고 차고 문에 걸려서 무릎까지 떡잘린 모양으로 쌓여있었는데, 현관 앞쪽에는
허리를 넘게 눈이 날려와 쌓였습니다.
ㄱ자로 지붕이 만나는 처마밑에 있는 아래 화단은 작은 산이 되었습니다.
5시 무렵부터 2시간정도 차고에서부터 치우기 시작하는데, 눈은 계속 날리고---
7시반 무렵 집사람도 합세를 하였습니다.
1999년 랙셔스 ES-300인데 집사람이 5년 타고 쥐꼬리만큼 버는 딸래미한테 물려줬는데, 지금 12만 마일(근 20만 km) 달렸거든요. 근데 봉급이 6단위 되기 전까지는 계속 타겠다기에 물려줬습니다. 유지가 잘 되어 아주 잘 달립니다. 그런데 딸애 아파트와 직장이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어서 집에다 놓고갔는데, 새로 옮긴 직장이 우리 동네에서 7분 거리에 있지만, 시내에서 1시간 넘게 운전해서 다시 타고 다니겠다는군요. 집으로 내년 6월 결혼 전까지 들어오라고 했지만, 풀 타임 일하면서 파트 타임으로 MBA 공부하는 Kellogg Business School이 다운타운에 있고, Boston MIT에서 풀 타임으로 MBA공부하는 약혼자가 인턴쉽 인터뷰 때문에 자주 시카고에 오고, 물론 돈은 많이 저축이 되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월세가 비싼 호수가 고층 아파트에 있겠다는군요. ㅉㅉㅉ
결국 아침 10시까지 4, 5시간 치우고 나니, 왠 일로 햇볕이 났는데, 간밤에 폭풍우가 지나간날 개인 아침, 너무 화창하더군요. 그러나 기온은
낮고 바람은 여잔히 칼바람였습니다. 노자의 도독경에 나온대로, '천지불인'입니다.
집앞의 길은 만 하루가 지나서 뚫어 놓는 바람에 2/2 왼 종일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 모두 집안에서 먹고 놀면서 뒹굴었습니다.
미시건 호수옆을 달리는 Lakeshore Drive는 시카고의 명소길인데, 눈보라에 맨 앞차가 가질 못하여 200여대가 모두 폭설에
갇혀서 주차장이 되어버렸습니다. 경찰들이 스노 모빌을 타고 다니면서 운전자들을 다 소개를 하여 인명피해는 없었고, 여기 갇혀진 차량들 앞뒤로 토잉카들이 한대씩 빼내어서 이틀만에 소통을 시켰습니다. 이런 모습은 시카고로 온 후 첨 보는 진풍경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야 현관앞으로 통하는 눈계곡을 만들어놨습니다.
차 한대만 빠져 나랄 정도로 차고앞 진입로의 눈더미를 깍아 놨습니다. 집사람차를 먼저 빼내고, 갈지라로 몇차례 꼼지락거리면
제차도 들락거릴 수는 있을 정도지요
일 주일도 넘게 지났지만, 온도가 오르지 않아서 쌓인 눈을 옆으로 밀어놓으니, 가는곳마다 키를 넘는 눈동산들이 즐비합니다.
시내 아파트가 밀집된 곁길에 파킹을 하는 건 전쟁을 치르는 일입니다. 몇 시간에 걸쳐 눈을 치우고 음료수 케이스, 의자, 타이어, 공사장
푯말 등으로 자기 영역을 주장합니다. 이런 건 불법이지만, 겨우내 묵계로 허락을 합니다. 몇 년전에는 이런 곳에 얌채로 주차를 하였다가
시비가 붙어서 총을 쏘아 살인이 난 적도 있었습니다. 눈이 많은 시카고라서 눈을 제때에 치우지 않으면 시장도 그 다음에 낙선됩니다.
겨울철에는 눈만 잘 쳐도 시장업무 능력이 최대로 평가(?)되는 곳이 눈골 시카고입니다. 이 거사가 미국에 온 1979년이니까, 32년전 일인가요? 4월말인데, 시내에 저런 모습으로 잔설이 많이 남았더라고요. 그 당시에 눈을 제때에 치우지 못했던 빌란딕이라는 시장이 다음해
선거에서 낙선되고, 최초 여시장인 제인 번이 당선이 되었었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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