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시카고사는 이야기

2010 년 시카고의 겨울풍경

바람거사 2010. 12. 17. 02:59

                                                  

지난 가을은 유난히 길었던 만추 덕에 그 쓸쓸한 낭만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초동으로 들어섰는데, 12월 들어서 폭한과 폭설이 바로 따르는 바람에,

내년 4월까지 어찌 지낼까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또 봄이 오면 또 뭐 대단한게 있나요?

지나는 세월이 아쉽기 짝이없다면,  이런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낭만을 찾아내어

 보람있게 보내는 게 현명하겠지요? 그게 뭐니뭐니해도, 오랫동안 눈길을 걷고서,

따뜻한 카페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두 손으로 받혀들고

사랑하는 이와 더불어 눈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 거 겠죠-.

 

                                                   

 

시카고 식물원으로 아침나절에 산보를 나왔는데, 아직 가는 눈발이 날렸습니다.

전날 낮에 비가 왔다가 그게 눈이 내리기 전에 곳곳이 얼어 붙어있어서

 빨리 걷다가 잘 못 디디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식물원 카페의 바깥 Deck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붐볐었는데, 이젠 눈만이 소복합니다. 

 

몇 지인들과 더불어 얘길 하며 걸으면 천리길도 십리같이 짧아집니다.

 

캐나다 거위들은 원래 철새인데, 이제는 텃새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겨울을 이곳에서 날만한 가보죠.

바람은 칼바람이고 기온은 낮지만, 얼음이나 물위는 화씨 32도(섭씨 0도)이니, 이곳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밤을 세웁니다.

 

이곳 식물원엔 두 쌍의 백조가 있는데,  여기 한 쌍도 캐나다 거위들 무리근처에서 밤을 지세웠나봅니다.

초록은 동색이지만, 그래도 가까히에서 같이 섞어 있지는 못하겠다 이거죠. 녀석들도 자존심이 강한 모양입니다. 역시 백조는 외로워--!

 

가까히에서 찍으려고 나무 사이로 슬그머니 접근하였습니다.

 

거사네 뒷뜰에도---. 왜바람에 풍경이 땡그렁 거리면, 맘은 어느덧 산사의 뜰악에 서있습니다.

 

거사네 앞뜰- 애들이 커서 둥지를 떠나고나니, 마치 주인없이 덩그러히 강가에 매달린 나룻배같이, 지난 세월을

무언으로 전해주는 농구대가 외롭게 보이는데, 반대편의 가스등도 역시 외로워보입니다.

 

거사네 집쪽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이른 아침 제설차가 다니면서 눈도 치우고 염화 칼슘도 뿌려서 운전하는 데는 애로가 없습니다.

 

우리 동네로 들어 오는 큰 사거리에서 찍었는데, 왼편에서 좌회전 신호대기중인 차가 현대차네요.

 

우리 동네에 있는 3.9 Million(40억원)의 대 저택인데, 1년이 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집 바로 앞길입니다. 이른 아침에 제설작업을 했어도, 오전 중에 내리는 눈으로 또 하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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