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밖을 나와보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사진에 쓴대로 1969년 8월 12일로 적혀있다.
대학 2학년때이다. 그 감격이 채 가시기 전이라 장난기가 발동하여, 우리들 앞에 두 여인들이 우산을 받고 가길레,
그 우산을 밑으로 세게 눌렀다. 그네들은 우릴 쳐다보면서 깔깔 웃었는데, 늦은 밤이 되어
어느 다방이라도 가서 커피라도 마시자는 얘길 꺼내지도 못하고 섭섭하게 보내고 말았다.
아직도 그 웃는 모습들이 아련히 떠오르는 걸보니, 퍽이나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리고 명동입구 지하도를 거쳐서 나오는데, 누가 퍽~하고 스냅사진을 찍더니만, 사달라고 내밀었다.
아르바이트 학생이라 항상 주머니가 그리 넉넉치 못했지만, 주머니를 털어서 샀는데 이게 추억의 소중한 사진이 되었다.
왼편으로 보이는 대학 동기인 상복은 1979년부터 시카고에서 한 10년 같이 지냈는데, 사막을 찾아서 아리조나로 떠나 가버렸다.
그 후론 20년도 넘었는데도 만나지 못했고 한국에나 나가면 가끔 다른 동창으로부터 소식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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