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조만간 가을에 단풍구경을 하러 다시 오자는 말이 무색해질 만큼 무려 16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올 가을 단풍 구경을 가자는 얘기가 나와서 동서네 부부와 같이 쓸 Cabin을 찾는데, 예전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아져서, 온 라인에 올린 사진으로만 보고, 좀 한적하고 경치가 좋은 곳을 고르는데 어려움이 있답니다. 더구나 몇 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하는데 우리가 원하는 체류 날짜도 이미 대부분 찼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서 망설이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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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립기념 연휴기간인 7/1~7/4 동안에 오랫동안 별러왔던 여행을 강행하기로 하였고, 7/1 새벽 4:30에 시카고에서 출발하여 근 12시간 동안 집사람과 교대로 운전을 하여 1,000km를 내려갔습니다. 인터넷으로 경관이 좋다는 Cabin을 찾아서 예약을 하려고 하였더니, 이번 독립기념일 주말에는 2박 3일은 안된다 하여, 3박 4일로 예약을 해뒀었지요. 그래서 동서네 식구들보다 하루 먼저인 금요일(7/1)에 우리 내외와 장모님을 모시고 하루 먼저 장도에 올랐습니다.
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k는 미국 동부와 중서부를 남북으로 길게 갈라 놓는 준령인, Appalachia 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하는데, Tennessee 주의 동부, Georgia 주의 북부 및 North Carolina 주의 서부 근처에 있는 이곳은 범위가 광대하고 아름다운 계곡과 물이 좋아서 미국 10대 하이킹코스로 잘 알려져 있지요. 더욱이, 위도가 35도 정도로 부산과 거의 같은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들이나 산에 있는 들꽃이나 풀을 보니, 질경이, 자운영, 씀바귀, 담배 나물, 산딸기 등 전에 한국에서 많이 본 것들이 눈에 많이 띄더라고요. 그러나 주종인 숲의 나무는 곧게 뻗어 하늘을 찌르는듯한 떡갈나무와 슈거 메이플 (단풍나무)이 주종을 이루고, 침엽수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산맥의 특징은 미국 서부에 있는 바위가 많고, 험하게 높은 Rockey 산맥이나 Cierra Nevada 산맥과는 달리,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능선이 부드러운 산맥이었습니다. 이곳 국립공원 내의 최고봉이 2000m 정도이더군요.
하지만, 계곡이 깊고, 맑은 물이 철철 흐르고, 2~30m나 되는 큰 활엽수가 어둡게 우거져있어 미지의 두려움을 주었습니다.
Tennessee 주에 있는 국립공원입구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관광도시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근처에 Gatlinburg라는 타운이 있고, 우리가 머물었던 cabin은 White Cloud라는 지역에 있는데, Pigeon Forge와 Sevierville의 중간에서 서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따라 오르막 길로 이어진 곳 정상에 있었습니다.
7/1 저녁에는 발코니에서 저편 동쪽에 펼쳐진 겹겹이 둘러친 산악을 바라보면서 낭만적인 한정식을 즐겼습니다. 매번
짐꾸러미는 많지만, 식사시간은 즐거웠지요. 그리고 타운에 나와서 간단한 쇼핑도 하고 방향잡기 훈련도 할겸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Gatlinburg로 갔는데, 그곳은 엄청난 인파에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세한 지역 지도가 없는 탓에 그 타운의 끝 부분쯤 올라 온 같은데, 갑자기 깜깜해지면서 외곽으로 빠지는 길로 들어 서게 되자, 내일 밝을 때 확인하기로 하고 차를 돌려, 모두 녹초가 되어 10시쯤 숙소로 돌아 왔지요.
우리가 머물었던 독채 Cabin은 길가에서 보면 2층으로 보이나 경사진 산비탈에 세웠기 때문에
3층 구조라 각층마다 공간이 많았답니다. 7/2 새벽 동이 틀 무렵에 밖에 나와서 찍었습니다.
각 층마다 있는 발코니가 동쪽을 향하여 산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바라볼 수가 있었습니다.
각층 발코니에는 흔들그네가 매달려 있었지요. 포도주잔을 들고서 살살 흔드는 기분이
하늘에 뜬 것같더군요.
맨 아래층도 뒤곁은 5 미터 아래에 급경사져있어서 저 밑에 있는 20미터쯤 되는 큰 떡갈나무나
단풍나무들이 눈아래로 보이더군요. 이곳에서 우리 내외가 머물렀습니다. 룸이 너무 커서 푸탄
(futan-펼치면 침대가 되는 couch), 공기 작동 하키 게임기기와 당구대와 24인치 TV/ DVD/VCR가
있었는데, 삼성제품이더라고요. 이런 복합용 모니터가 방마다 다 있었지만, 대도시 호텔과는 달리
인터넷 접속라인은 없었답니다. 하기야, 이런 Getaway에 와서까지도 인터넷을 할 수는 없겠지요.
지붕위에 설치하는 위성 TV 안테나도 거의 보질 않았습니다.
첫날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입구를 알아보고 또 내일 아침에 합류할 동서네 식구들과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우리가 머무는 Cabin에서 10여 마일 떨어진 Gatlinburg에 갔었는데, 밤 10시가
넘어서도 어찌나 오가는 차량과 인파들이 붐비는지, 밤을 잃은 유원지 같았습니다. 그런데 깜깜한
밤길에 산기슭에 있는 그 cabin까지 올라오는 길이 경사가 심해서 오르락 내르락거리는 바람에
조심스러웠지만, 스릴이 있더군요. 겨울에 눈이나 살얼음이 얼면 좀 낭패일 터인데---.
해뜨기 전에 운무가 계곡 계곡을 흐르는데, 저 멀리 흐리게 Smoky Mountain이 보입니다.
잠시 후 6시 반쯤 붉은 태양이 금방 솟아오르더군요. 저 멀리 흐릿하게 새로 짓는 리조트의
Cabin들이 보입니다. 이 근처 산들은 개인들이 소유한 산이라 개발을 하지만, 건물들은 주변
풍경과 일치감을 주기 위해서, 짙은 초록색 지붕에 황갈색 나무로 내부/겉치장을 하였답니다.
하이킹 코스의 Trail이 총 800마일이나 되는데, 그중 Chimney Top이라는 하이킹 코스는 중급쯤 되는
것이었습니다. 장모님과 애들은 캐빈에 놔두고, 내일 Laurel Trail(1.2 마일)이라는 쉬운 코스를 모두
같이 하기로 하였지요. 오늘 아침 6시 반에 우리 넷만, 4WD- SUB를 타고 총알같이 달려와서, 거리가
2 마일(3.2킬로미터) 정도에 정상까지 510 m, 2.5시간 소요. 그동안 워크아웃을 하여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하였는데, 도중에 쉬지 않고 강행군하여 오르는데, 숨이 헉~헉~ 차고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말입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니 그 시원함과 성취감이 좋았고, 하산하는데, 늦게 온 등산객들이,
아직도 멀었냐며, 모두 다 헉헉거리더군요. 사진의 계곡 같은 풍경은 정상에까지 오르는 동안
여러 번 볼 수가 있었는데, 계속해서 보이지 않아도 쏴~ 하는 여울을 치는 물소리를 연신 들을
수 있었는데, 불현듯 설악산 계곡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산세가 한국적이어서 정감이 많이 갔습니다. 이곳은 나무의 주종이 떡갈나무와 슈가
메이플이라서, 가을의 단풍이 멋있다고 하네요. 언제 가을에 다시 오고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에서 우리 부부와 처제부부가 포즈를 잡았습니다.
테네시주의 동부 끝 Highway 40번과 나란히 흐르는 White River에서 연로한 장모님을 고려해서
너무 출렁거리지 않은 Down Stream을 1.2마일에 2시간 정도 즐겼답니다. 중간에서 디카사진을
찍는다기에 모두 웃었지요. 10장 찍어서 5장 골라 50불이고, 한 장은 무려 20불입니다. 바가지를
쓰는 걸 알면서도 이것만 골랐답니다. 제일 뒤에 노를 들은 캡틴은 여름방학 동안 알바를 하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Alex인데, 건축공학도. 방학 동안에는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을 다니면서
알바도 하고 여행을 한다네요. 구명조끼를 입고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캡틴(?)이 내리는 명령에
절대복종: Oar forward! Oar backward! Oar two! Relax! Lock the feet!
그리고 아쉬운 일정이 모두 끝나고 Cabin에 돌아와서 저녁식사 후에 모두 녹초가 되었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다시 시카고로 돌아가는 장도에 올라야 할 일이 남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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