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과학 이야기

폴 데이비스의 "창조주와 현대물리학"

바람거사 2021. 10. 20. 12:07

* 이 글은 "디시인사이드(dcinside)"라는 종합 사이트에서 오랜 전에, 어느 블로거님이 저명한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가 얘기한 "몸은 죽어도 의식은 살 수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폴 데이비스를 "사이비 과학자"로 폄하한 글을 근 10년 전에 올렸더군요.  그러나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반박 댓글을 올렸는데, 그 블로거님은 그 이후로 두문불출한 입장이 되었나봅니다. 그래서 그 댓글과 참고가 될만한 내용을 정리하여 올렸습니다. *

 

영국 출신의 물리학자로서 지금은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학에서 근무하는 Paul Davies의 영문판이 1983년에 출판되었으니, 2021년이면 38년이나 되었군요. 본인은 시카고에 거주하는데, 이 원서를 첨 접한 때가 1992년입니다. 그런데 다른 문학서적같이 며칠내로 읽어버릴 책이 아니라 조금씩 읽다 보니 오랜 시일이 걸렸답니다.

 

이글은 원래 2012년 02.03에 '랩크스'님이 쓰신, "죽어도 의식이 남는다고 주장하는 물리학자"에서 댓글로 올리려 했으나 9년 전에 올리신 글이라, 잊힌 글이 된 거 같아서 다시 글쓰기로 올립니다. 다른 댓글에서도 어느 님이 지적하였지만, 번역하신 류시화님이 책 제목을 "현대물리학이 발견한 창조주"라고" 라고 쓰셨는데, 혹 그분이 골수 크리스천이 아닌 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만, 원문은 "God & The New Physics" 입니다. "창조주와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면 대등하게 대비가 되는 거니, 뉴앙스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Paul Davies는 불가지론자이고, 항공기계공학 전공을 한 본인 역시 그러한데, 아직도 우주 생성과 생물의 탄생을 밝혀내지 못한 시점에서 과학자와 종교인 내지 신학자 간에 승부를 가릴 수 없는 많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이 믿는 창조주는 아니고, 아직은 그 본질을 알 수 없기에 이슬람교, 유대교나 크리스천이 믿는 불과 수천 년 전부터 과학의 무지에서 눈에 보이는 재 현상만으로 믿어온 그들의 창조주가 아닌 138억 년 전에 우주 형성을 점화한 '빅 뱅'과 최초의 생명체를 만든 그 어떤 미지의 창조주의 존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드는 거지요.

 

그리고 " 폴 데이비스는 신앙인이 아니면서도 죽어도 의식이 남을 수 있다고 얘기 하였는데 사실일까요?"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감히 말씀드리면, 고정된 중력과 시간에 대한 뉴톤이언식 개념을 벗어나서 우리가 지금 상상할 수 없는 무한하게 확대된 중력장 그리고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4차원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죽어도 "자아"는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어떤 메카니즘이나 시스템에 옮겨질 수도 있다는 걸 비유하며 가정하는 것이지, 영어 원문에서도 확실히 "그렇다"는 얘기를 한 것은 아녔습니다. 일례로 피시험자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뇌파의 높낮이가 변하는 영상을 시험자는 볼 수 있지만, 그 내용은 무엇인지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어느 훗날에 그 뇌파의 본질적인 내용을 알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죽어도 그 의식을 저장할 수도 있을 거라는 얘기이죠.

 

예전에 꿈에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분야가 가시화되는 현재에 이르렀고, 오늘날 상상과 가상을 할 수 밖에 없는 분야가 머지않은 미래에 또한 어마어마한 미지의 분야를 알 게 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