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창/추억의 노래

원로 가수 송민도 별세(1923~2023)

바람거사 2024. 6. 29. 20:22

[거사 주] 2024년 6/29 오늘 오후에 장마전선이 제주 남부를 지나면서 서귀포도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서귀포 항구앞 서귀포 70길의 표시판을 보고 자연스레 "서귀포 사랑"을 조용히 불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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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 LA로 이주하여 사셨는데, 갑자기 며칠을 앓고 2월 28일에 99세로 별세하였답니다. 원로 가수들 중에서 가장 오래 사셨지만, 누구나 다 세월의 무게를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그녀의 "나 하나의 사랑"을 1960년 무렵부터 들었고,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자 3학년때 담임이셨던 박해근 선생님이  칠판에 벼랑 위에 서있는 어느 여인의 모습을 그려놓고 그 노래를 극찬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960/1979년에 제작된 앨범 재키트의 표지사진]

그녀의 노래 중에서 여기에 올린 "서귀포 사랑"은 네이버의 한 이웃 블로거님이 좋아하시는 노래인데, 유튜브에서도 송민도가 부른 원곡은 1960년에 만든 첫 앨범에 여러곡과 같이 수록되어 있지만, 단독으로 취입한 영상은 찾을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전에 문득 서귀포 생각이 났는데, 그 노래 검색을 하다가 유튜브에서 본 30분짜리 첫 앨범 파일을 MP3로 전환하고, 오디오 편집기를 이용하여 이 곡만 뽑아낸 후에 슬라이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월남에 파병된 아들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이공에 갔는데,  얼마 후에 생존했다는 희소식을 접한 후로 한식당을 운영하며 3년을 지내다가 1971년에 도미하여  LA에 거주하였습니다. 그녀는 1923년 4월 3일 생인데, 장수하여 한 달 남짓한 100세를 사셨습니다.

[송민도의 "서귀포 사랑" 슬라이드 영상]

서귀포는 이 거사에게도 추억이 깃든 곳-. 서귀포는 예나 지금이나 신혼 여행지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인기가 있죠. 이 거사 역시 1978년 9월 13일에 신혼여행으로 갔는데, 비가 많이 와서 비를 맞고 찍은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그때는 택시를 하루 전세내면, 기사가 사진도 찍어주고 주요 관광지와 식당도 소개를 해줬습니다. 그런데, 서귀포에 있는 정방폭포 사진을 비를 맞으며 찍고 잠시 비가 그쳤는데, 폭포 아래 바위가 있는 곳에서 당시 이 거사도 현대 건설에 근무를 하고 있어서 낯익은 현대건설 해외공사 담당이었던 이춘림 사장과 부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결혼 축하 기념으로 어느 생선회집에서 푸짐하게 대접을 받았죠. 며칠 후 신혼여행 끝나고 그때 같이 찍은 사진을 전해드렸답니다.  

[1978년 9월 14일, 서귀포 정방폭포에서 비맞으며/이춘림 사장 부부와같이]

 

[이 거사의 현대건설 입사 사령장]

이 거사는 1976년에 공채로 입사했지만, 고 이춘림 회장은 1929년생으로 고향은 함흥, 경기고에 이어 서울공대 건축과를 졸업했고 근 20년전인 1957년에 현대건설 공채 1기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현대 건설 사장, 현대종합상사 회장, 그리고 1974년에 정주영 회장과 같이 현대 조선을 세웠고 1978년에 현대중공업 사장을 거쳐 회장을 역임하였습니다.

그런데 1964년에 당시 청와대 민정담당 비서관이 정상적인 취업이 어려운, 골치아픈 운동권 출신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부탁한다는 메모를 받은 정주영 회장의 주선으로, 이춘림 사장이 그를 신입사원으로 뽑은 일화도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 거사는 서귀포에서 처음 뵈었는데, 바레인에 설치할 디젤엔진 발전소 최적임자로 파견될 입장을 고사하고, 반년 후에 시카고로 이주하여 몸과 맘이 바쁘게 지내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네요-. 그리고 42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2020년 9월 16일, 91세 나이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인간사 허무하기 그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