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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당/세상사는 이야기

운무속으로 들락거리는 Golden Gate

by 바람거사 2012. 7. 6.

 

                                               

                                                                    

San Fransisco--Scott McKenzie(1967)

 

북가주에 위치한 San Francisco는 여름에도 서늘하고 또 겨울은 온화한 편인데, 일 년내내 수온이 낮기 때문에

수영 대신 고무 옷을 입고 서핑을 하거나, 요팅을 주로 즐기더군요. SF는 영화에서까지도 너무 잘 알려져 있었지만,

과연 오랫동안 살기에 적합한지 알아 보려고 한 번 다녀 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1999년 8월에서야 기회가 생겨서 둘러보게

되었답니다. 그 이유 중에는 겨울이 너무 긴 시카고 날씨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에게는 옥살이을 시키는 형벌 이상이었기에,

노인들이 살기에 좋다는 이곳도 염두에 뒀던 거지요. 그래서 태평양 연안을 다녀보고 또  기온이나 강우량을 비교하여봤지만,

캘리포니아는 북쪽이던 남쪽이던 늦은 봄 부터 늦가을 까지는 비가 거의 오질 않습니다. 여름철에 시원스레 퍼붓는 소낙비를

 좋아하는 어머니에게는 낙제점수를 받을 입장이 되는 거지요. 한 여름철에 지지고 볶다가도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작달비 내리는

억수로 좋아하는 나 역시 어머니를 많이 닮았나봅니다.

 

그래도 백만인이 좋아하는 San Francisco를 들러보고 나름대로 느껴볼 겸, 일 주일의 여행을 갔습니다.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물론 현지에서 사는 것과 관광으로 가는 거 하고는 천지 차가 있다는 거지요. 이방인의 눈에는 모든 풍물이 새롭고,

가슴이 벅찬 감동을 받지만, 막상 그런 곳에 오래 살다보면, 나름대로 싫증날 일도 있겠지요. 낮에 스콜이 꼭 한 차례 지나치고,

푸르름과 초록의 색상이 잘 어우러진 하와이를 가봐도 그리 느꼈답니다. 여행을 하기에는 좋지만,

아예 눌러 앉아 살라고 하면, 글쎄? 답답하고 단조롭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째튼 SF를 탐방하기 위해서 Pier부근에 볼거리가 많다하여, Pier 45부근의 Fisherman's Wharf에 숙박을 하면서 밤낮으로

쏘다녔습니다. 다운타운을 거쳐서 UC Berkely가 있는 타운도 들렀고, Napa Valley, Sonoma County를 거쳐,

 Novato를 지나서 SF의 북쪽에 위치한 포인트 레이어스 국립공원에서 하이웨이 1번을 타고 숨막히는 절벽의 경관을

 구경하면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산호세 교외를 포함하여, 몬터레이 반도에 있는 페블비치까지 돌아 봤지요.

 

그래도 첫 날의 감격도 좋았고, 떠나기 전 날의 안개낀 그 거대한 Golden Gate를 빼 놓을 수가 없을 일이었습니다.

그 다리를 완성할 때까지의 여러가지 흥미로운 얘기가 많지만, 멀리서 봐서 주변의 경관과 가장 잘 어울리는

짙은 오렌지색을 칠하는 데 일 년이 걸린 답니다. 그 얘긴 칠이 다 끝나가면, 반대쪽에서 다시 시작을 해야한다는 얘기네요.

여기 그때 Bay Bridge를 거너기 전에 비디오 카메라로 멀리서 찍은 운무에 들락거리는 Golden Gate를 스틸 영상으로

 한 번 빼봤습니다. 동영상에서 뽑은 거라 화상이 좋지는 않지만, 포사시 처리를 한 것같은 흐미한 영상이

그래도 옛 기억을 새롭게 해주는군요.

 

저의 '어느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서 '2000년 세밑 6주간의 열정(1)' 에서 그 감격을 썼었습니다.

그 낭만적인 추억이 새로워져서 이렇게 그 부분만 퍼봤습니다.

'일본인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하는 와인이 심장질환에 효험이 없다 해도, 유일하게 알칼리로 우리 몸에 작용하여

피로를 풀어주고, 바다가제 요리나 Crab Cioppino 같은 해물요리와 더불어 마시는 그 맛의 궁합을 잊기는 힘들 겁니다.

늦은 오후,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다바람에 낮은 구름이 밀려오면서 가릴 듯 말 듯 보이는 Golden Gate 와 은빛으로

빛나는 바다 가운데 떠있는 듯한 San Francisco Fisherman's Wharf 의 선착장 옆 Alioto 이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하루 종일 조금씩 마신 탓인지 이미 얼큰하게 취하여 서브를 하는 초로의 웨이터가 골라준 겔로 샤도네이와 연인과의 밀애?

그러면 더 좋았겠지만, 지난여름 휴가 때 집사람과 대학생 아들과 어울린 자리였지요. ---'

나 또한 취기가 오른 눈으로 바라 본 창밖에 펼쳐친 그 모습은 영원토록 뇌수의 일방에 각인이 되어버렸답니다.(*)

sanfrancisco.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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