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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당/세상사는 이야기

급방한기- 처가동네

by 바람거사 2014. 3. 29.

일주일 동안의 급방한(3월 19일 출국~ 3월 26일귀국)

 

지난 2년동안 장모님은 두차례의 당뇨병 합병증세인 뇌혈관 협착으로 인지는 물론 언어 및 거동이 부실하여 요양원에서

지내는 동안,  맏이인 손위 처남이 3월 8일에 급래하여 4년만에 만났지만,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입술로만  이름을 부르며,

 겨우 알아보는 안타까운 회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1주일이 지난 3월15일 0시 4분에 86세로 타계하였죠.

유해는 화장을 하여 한국으로 모셔 장례를 치르고 향리에 있는 가족묘역에 안장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거사도 1주일동안 급히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집사람의 고향집 근처에서 바라 본 해발 최고 401 미터의 '월류봉(月留峯-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의

 5 봉 중 4 봉만 보인다. 70년대만해도 외지인들의 발길이 거의 없었는데 요샌 인기있는 등산코스로 잘 알려져있다.

 

 

 

월류봉 절벽밑으로 흐르는 초강천의 상류는 개천같은 시냇물이 흐릅니다. 그리고 방천에는 250m의 벗나무가 도열하고 있고,

야간 벚꽃놀이가 일품이라고 합니다. 금방이라도 개화를 할 거 같은 매화도 보이고. 초로의 친구들 여럿이 어울려 투망을 하는

 한가로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양동이엔 어른 인지 손가락보다 좀 더 큰 피라미를  담은 걸 찍었는데,

아마도 매운탕에 소주를 즐길듯.  이미 양동이엔 빈 소주병이--.

 

 

40년전인 공군중위였던 1974년 무렵, 처음 이 동네에 내려와서 지금의 집사람이 어르신들을 먼저 만나러 간 동안, 기다렸던 다방인데,

 이젠 영업을 하지 않는 듯이 허름하게 보입니다. 아파트도 들어서고 새로 길도 나있지만, 시골이다보니 크게 변한 게 없이 보입니다.

그저 세월무상! 황간의 특산물은 올뱅이(다슬기)국입니다. 예전에는 개천에서 많이 잡혔는데, 요샌 어쩐지 모르겠군여-.

 

 

처남내외와  두 딸들이 모두 모여 심각한 가족회의를 하는동안, 백년손님인 맏사위는 근처를 몇 시간동안 혼자 돌아 다녔습니다.

 위의 누각은 170개의 돌 계단을  대나무숲 사이길을 돌아 오른 정상에 있는 '가학루(駕鶴樓-학이 떠다니는듯한 형태의 누각)'인데,

태조 2년(1393년)에 창건했지만, 임진왜란때 소실하여 복건을 하였고 뒤곁에 향교가 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들려본 월류봉 절벽아래 초강천 강가에서 우리내외와 처제 그리고 막내 처남내외와 더불어 술 한잔 즐겼죠.

손아래 동서는 미국의 우리 동네에 사는데, 장사를 한다는 핑계삼아 불참하여 씻기 어려운 구설수에 올랐죠. 즐거운 잔치엔

 참석치 못해도, 장례식같은 궂은 일엔 꼭 참여를 해야될 일인데, 고삐를 만들어 끌고 올 수도 없어서 기분이 좀 그러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옆에 있는 음식점의 정원에 산수유 한구루가 봄이 왔다고 알려줍니다.

 

 

목요일인 3/20부터 3일장을 치르며 조문객을 받았고, 처남들과 두 딸들이 합의하여 간이 49제(첫날과 마지막 날에 제를 올리는)를

 하기로 하여, 토요일 가족 묘역에 매장후 삼우제를 끝내고, 월요일(3/24)에 장모님이 생전에 장인어른의 위패도 모셔논 '영천사'에

들렀습니다. 불가지론자인 거사는 예불엔 참석치 안하고, 마지막으로 영정앞 제단앞에서 재배만 하였죠. 그리고  점심공양을 하고

서울사는 막내 처남의 차로 서둘러서 오후 3시경에 부천 테크노상가에 있는  매제의 업소로 출발하였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