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6일에 다시 끌어 올렸습니다. 무작정 기다린다는 게 하릴없는 것이죠. /2021-1-7에 일반 공개로 다시 올렸습니다 / 2012-12-2에 친구 공개로 올렸던 글
기다림
편지가 없었던 시절,
사내는 하루 저녁을 지낸 여인에게,
"이녁, 내 한양가면 곧 연락하리라-"
그리 떠난 정인은
한 달, 두 달, 석 달,
반년, 일 년, 이 년, 오 년,
그리고 10년, 20년이 가도 연락이 없었다.
그날 떠난 사내는 문경새재를 넘다가,
화적을 만나 변을 당했던 걸---.
편지가 오가던 시절,
우리 집에 들르지 않고 지나치는
그리 야속던 배달부.
이때나 저때나 기다리던 편지는,
결코 오지 않은 채,
오래고 오랜 기다림속에
그리움, 안타까움, 야속함, 그리고 미움이
무수히 교차하며 세월이 그리 흐르고 말았다.
인터넷 시절,
기다림이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흔적이나 남겨달라고 쪽지에 적어준 이메일 주소.
행여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메일은
사흘이 가고, 1주, 2주, 3주,
한 달, 두 달, 석 달,
그리고 반년 일 년 이 년 오 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기다림이 꼭 다시 만남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리.
기다림이 그냥 기다림으로 끝날 수 있지만,
아니, 그럴 리 없다며 또 기다려본다.
답답하고, 안타깝고, 짠하지만,
그리 기다릴 수밖에 없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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