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천둥번개에 비바람이 세게 몰아치고, 뒤뜰에 이미 시들은 박태기꽃이 모두 떨어져서
빗물에 젖여 있었습니다. 너무 지저분하여 쓸어내면서, 이런 옛시조가 생각이 나더군요.
* 선우협(1588~1653): 조선 중기 인조 때 평안도 출신으로 벼슬을 마다하고 문인으로
평생 정진하며 살았다.
간밤에 부던 바람에
만정도화 다 지거다
아희는 비를 들고
쓸으려 허는 고나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 허리요
*만정도화(滿庭桃花): 뜰에 가득한 복숭화. 낙화도 꽃일진대, 구태여 쓸면 뭐하겠느냐라는
시인의 풍류를 즐기는 맘을 엿볼 수 있다. 퇴기도 기생일진데, 너무 박대하지 마라 라는 생각이
더불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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