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에 발표된 여운의 '방랑 삼천리'는 이 거사에게는 짜릿한 추억이 담긴 노래입니다.
남대문 시장에서 저렴한 옷가지나 구두 따위를 사고서 문산행 경의선이나 교외선을 타러 서울역으로 걸어갈 때, 역사 뒤로 저녁노을이 물들여지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역 광장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구슬프게 흘러나오는 노래가 심금을 울렸습니다.
히틀러는 사람의 감성이 극에 달하는 석양 무렵에 군중을 모아놓고 붉게 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미친 듯이 주먹을 휘저으며 광란의 연설을 하였듯이, 그 구슬픈 곡과 맘에 닿는 가사를 들으니 객지에서의 외로움과 그리움이 한순간에 엄습해오면서 눈가에 절로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리고 그 노랠 익혀서 과 회식 때는 매번 18번으로 즐겨 불렀는데, 동기생 중에 상호라는 친구는 눈을 지그시 감고 즐겼습니다. 무려 반 세기 전의 까마득한 옛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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