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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 "고향집" 옥란이는 - "어느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서

*무려 반 세기 전 일이다. 1973년 10월 -. 올 2023년 10월에 들어서니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면서 그 시절이 나도 모르게 생각이 난다. 파견대 입구의 색색으로 만발한 코스모스가 굉음을 내고 질주하는 고속버스의 후류에 마구 흔들어대는 모습, 새파란 하늘아래 윗도리를 벗어던지고 배구하는 젊은 병사들의 모습, 그 모습들이 내 좁은 뇌리에 생생하게 저며 있는데, 야속한 세월은 이리도 엄청나게 흐르고 마는구나! 이용복의 노랫말을 인용하면서 잊으라면 잊겠어요, 당신이 잊으라시면, ---, 옥란이는 술이 취해서 더 이상 편지를 쓸 수 없습니다 ---.라고 연필로 또박또박 쓴 편지를 받았다. 경상북도 아포에서 좀 더 내려가면 구미가 있고 다음에 왜관이 있다. 도저히 괴로워서 거기에는 더 있을 수가 없어서, ..

단풍(시)---장영희

2010년에 첨 올리고, 2022년 만추에 들어서 다시 올렸고, 올 2023에도---. 장영희(장영은)님은 70년대 중후반, 박인희가 데뷰하던 시절에 '가버린 계절'를 불렀던 통기타 학사가수, 그 후로 도미하여 시카고에 정착. 2005년 신인상 수필로 등단, 2006년 에서 이 바람거사가 수필 '추상'이 당선될 때, '단풍' 과 '새해'라는 시로 당선하였습니다. 2010년도 만추를 넘어 이미 초동으로 접어들었지만, 지난 만추지철의 낙엽지던 풍경을 반추하며 그녀의 추심을 음미해보세요. 단 풍 가을이 오면 청청 하늘빛으로 보낸 어린 아들의 고사리 손 더듬어 붉은 그리움의 눈물 한 점 나무에 건다. 가을이 되면 흩날리는 낙엽에 야윈 가슴 움츠리던 어머니의 노란 얼굴도 은행잎 하나하나에 웃고 있다. 그리움만 그..

가버린 계절♪---장영희(1978)

2023년 초추에 이르러 아직 포도위에 낙엽이 구르지는 않지만, 여름날의 추억을 반추하는 초추입입니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니, 장영희의 "가버린 계절"이 생각납니다. 장영희는 미주 해외문인협회에서 2006년에 이 거사가 수필, "추상" 으로 당선됐을 때 시 부문에 신인상을 받고 등단하였습니다. 이 노래가 박인희가 같은 시기에 학사가수에 통기타가수로 뜰 무렵에 무슨 이유로 미국 이민의 길에 올랐습니다. * 올 2010년 시카고의 가을은 유난히 길었습니다. 바람부는 포도위엔 수많은 갈잎이 구르고 회상도 따라 굴러서 어디로 어디로 가버렸는지-. 1978년 장영희가 불렀던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젖어보세요.*

🔴 한국인과 일본인은 이렇게 다르다

일본 놈! 일본 놈! 하며 무조건 욕하지 말고 객관적이고도 냉철하게 일본을 성찰해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일본을 이기려면 일본을 알아야 한다. 일제 강점 하에 36년의 수모를 겪은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은 지 78주년이 되는 이 시점에서 일본인과 우리들의 자화상을 비교해 본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겉으로 봐서 이렇게 다르지만, 일본인에게 배우는 25가지를 찾아봤다. 한국인은 잘못된 점들은 고치도록 노력해야지만, 이러한 일본인들을 잘 이해하는 게 여렵다고 한다. 소위 다테마에(建前)와 혼네(本音)가 아주 다르니, 겉으로 나타난 면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01. 한국인은 사소한 일로 다투기만 해도 지금까지 받은 은혜는 뒷전이 되고 원수가 된다. 일본인은 조폭 이상으로 의리를 중시한다. 한번 신세 지..

🔴 일본의 성씨가 많은 이유??

[공군 64기 장교회 그룹카톡에서 퍼온 글 수정/보완] - 일본여자는 아랫도리 속옷을 입지 않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통일(天下統 一)을 하는 과정에서 오랜 전쟁으로 남자들이 너무 많이 전장(戰場)에서 죽자, 왕명(王命)으로 모든 여자들에게 외출할 때 등에 담요 같은 걸 항상 매고 아랫도리 속옷은 절대 입지 말고 다니다가 어디에서건 남자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언제든지 애기를 만들게 했다고 한다. 이것이 일본 여인들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의 유래이며, 오늘날에도 기모노를 입을 땐 팬티를 입지 않는 풍습(風習)이 전해지고 있다. 그 덕분에 운이 좋아 전장에서 살아남은 남자들은 아무 여자하고도 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어디서든 깃발을 꽂는 행운(幸運)을 얻었다. 그 결과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애가 수두룩..

방화 "별들의 고향"- 영원한 사랑이란?

2009년에 첨 올렸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음원도 지워져서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이제 원 작가인 최인호 님도 그리고 신성일도 이미 먼 길을 떠나버린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OST 대부분을 작사/작곡한 이장희의 노래도 일품이었는데,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가 그 영화의 분위기를 압도하였습니다. 성공한 사랑의 열매는 결혼이런가? 그러나 그 결혼생활이라는 게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게 해 줄 것인가? 어떤 결혼은 불과 며칠도 넘지 못한다. 그리 쉽게 변질되는 게 사랑일까? 우리는 그 사랑의 영원함에 대해서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혹자의 말대로, 오감으로 들러 온 자극이 대뇌에 감성의 화학적 돌기를 만들고, 얼마 후 그 돌기가 풀어지면서 사랑의 감정도 ..

정철의 살송곳과 진옥의 골풀무

송강 정철(鄭澈:1536년(중종 31) ~ 1593년(선조 26))이 56세에 평안도 강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진옥(眞玉)이라는 기생이 있었다. 하루는 정철이 홀로 방에 누워, 쓸쓸히 사색에 잠겨있는데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그는 누운 채로, 황급히 대답하자, 장옷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방에 들어섰다. 여인은 하얀 모시옷을 입은 절세미인이었고 정철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지만 여인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정철에게 또박또박 말한다. “죄송합니다. 당돌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소첩은 진옥이라 하옵고, 기적에 몸담고 있으며 대감의 명성을 익히 들어 평소에 흠모해 오고 있었습니다.” 정철은 진옥을 보고 세 번 놀란다. 처음은 진옥의 아름다움이고 두 번째는 한 번도 본 적이 ..

성하의 계절에 불현듯 떠오른 "인생은 미완성"

*캐나다 로키산맥에 엄청나게 큰 산불이 일어나서 그 연기가 북서풍을 타고 시카고까지 흘러와서 하늘이 뿌옇고 매캐했는데, 그게 어제 내린 천둥번개 동반한 소낙비로 씻기고 또 동쪽으로 밀려가서 오늘 아침엔 가을 하늘같이 파랗고 공기가 매우 신선하다. 뒤뜰에 나가서 그동안에 여덟 개나 따먹었던 오이나 두 개를 땄던 호박도 잘 크는지 살펴봤다. 그리고 담장옆에 희고 또 자줏빛의 무궁화꽃이며 텃밭에 치커리심은 곳 옆으로 옮겨 심었던 나팔꽃도 짙은 꽃자주 색으로 막 피었다. 그런데 이런 날 아침에 갑자기 인생은 쓰다가 마는 편지-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서 작년 1월에 올렸던 "인생은 미완성"을 끌어올렸다. ----------------------------------------------------****---..

"우중의 여인"-오기택(1963)

향토적인 서정을 노래하는 시인 이상국이 읊었다. 주인을 잃은 어느 시는 가엽게도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고. 오기택이 불렀던 "우중의 여인"도 60년이나 지났고 또 1997년 첫 뇌출혈로 쓰러진 후 잠시 회복하였지만, 다시 악화되어 20년 넘게 요양원에서 재활을 하였다.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애달프게 외쳤던 그가 작고한 지도 1년 반(2022년 3월 23일)이 다 되어가는 데 아직도 그의 노래는 이리저리 헤매면서 만인의 심금을 울린다.

"간밤에 부던 바람" - 선우협 (1588-1653)

간밤에 부던 바람에 만정도화(滿庭桃花)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하는구나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 하리요 [해설 1] 떨어진 꽃도 꽃이다. 봄바람이 거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뜰에 가득 피어 있던 복사꽃이 다 떨어졌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한다. 떨어져 있어도 꽃은 꽃이다. 쓸어 무엇하겠는가? 선우협은 선조대부터 광해군, 인조, 효종 연간을 산 평북 출신의 성리학자다. 유년기에 임진왜란을 보았고, 30대에 인조반정으로 한때의 권력자들이 봄꽃처럼 피 흘리며 스러져가는 것을 목도했다. 이런 영향 때문이었을까? 당대에 그의 문명은 드높아 여러 차례 벼슬에 천거되었으나 모두 사양하였다. “조정에 우뚝한 선비 중 누가 그를 넘을 수 있겠는가”라고 찬탄했던 거유(巨儒) 우암 송시열마저 훗날 ..

"옥이 흙에 묻혀"- 윤두서/"오우가"- 윤선도

[거자 주]: 예전부터 "옥이 흙에 묻혀-" 를 좋아했다. 지금 날 알아주지 않아도 언젠가는 그 누가 날 알아주는 이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준다. 그날을 대비하여 나를 다시 둘러보고 만전을 기한다. 옥이 흙에 묻혀, 길가에 밟히이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구나 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 듯이 있거라 [해설] : 옥이 흙에 묻혀 길가에 버려져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흙인 줄 알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행인들 발길에 흙과 함께 밟히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아는 이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가 나타날 때까지 흙인 듯이 있거라. [공재(恭齋) 윤두서(1668∼1715)]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증손이다. 1693년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당쟁의 심화로 벼슬을 포기하고 시·서·화로 생애를 보냈..

공화당은 트럼프가 실격될까 두려워한다

The GOP Is Scared Donald Trump Could Get ‘Disqualified’ Story by Shay Bottomley, 1945 • 11:00 AM, 9/2/2023 [거사 해설]: 얼마 전까지도 트럼프가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가끔 나오던 토픽이었는데, 요새는 거의 매일, 법학자들은 물론 양당 상원의원들(9명의 공화당, 50명의 민주당/독립의원)까지 최악의 씨나리오가 될 2020년 1 • 6 폭동을 주도한 트럼프가 헌법 수정안 14의 3조에 의해서 실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각 주의 주무 장관과 법무장관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 몇 개 주에서 실격이 되면 사실상 당선은 물 건너갈 일이다. 물론 주에서 실..

"석모도에 부는 밤바람"- 거사(단편 2007)

석모도에 부는 밤바람: 이젠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떨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기온이 그리 떨어지지 않은 때라, 마지막 가는 추색을 즐기려고 주말에는 2시간 이상을 기다려서 페리를 타고 건너온 사람들이 저 멀리 보문사로 가는 길목은 북적거리지만, 민석이네 대하 양식장 쪽으로 차를 몰고 오는 사람은 가물에 콩 나듯 하였다. 작년 가을엔 그래도 올해보단 나았다고 하였다. 주말이면 몇 킬로씩 사가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고, 또 컨테이너 앞 평상에서 주변 분위기에 빠져들어 소금구이에 소주를 마시고 가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는데. 그러나 민석이 잔뜩 기대를 했던 올해 장사는 여러 이유로 죽을 쑨 채로, 그렇게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만규는 손아래 막내처남인 민석의 얘길 잠시 털어놨다. 만규가 30..

"아카시아꽃 향기"- 거사(단편 2002)

희숙의 외할머니는 일찍 홀로되어 세 딸을 데리고 하숙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하숙하던 어느 젊은이는 이미 정혼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미색이 뛰어난 큰딸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집안 어른들의 뜻을 거역치 못하고 혼례를 치르게 되었는데, 어린 핏덩이를 업고 나타난 한 여인네로 인하여 식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신랑은 그 날로 행방불명이 되었고 다음해에 6.25전쟁이 터지면서 서로들 영영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애는 모친의 미색을 닮아서인지 큰 눈에 도톰한 입술이며 낭랑한 목소리는 당시 사춘기에 막 눈을 뜬 초등학교 6학년 사내애들에게 있어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애의 착한 맘씨는 어디에서 왔나?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한테서? 석이는 장난이 심하고 놀기는 좋아했..

♥이루지 못한 사랑♥

2020 황순원 문학촌 / 소나기마을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대상 작품: 맹 영 숙 / 대구 수성구 ♥ 이루지 못한 사랑 ♥ 어머니 생신날이다. 다섯 자녀가 동생 집에 오랜만에 다 모였다. 어머니 방 창이 열려 있었다. 밤바람이 찰 것 같아 창문을 닫으려고 하니 어머니가 닫지 말라고 하신다. “자정이 되면 남준 씨가 저 전깃줄을 타고 창문으로 들어온다." 아흔을 앞둔 어머니는 남준 씨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알츠하이머 증세로 어머니의 모든 기억은 점점 엉켜버렸다. 그런데 남준 씨의 이름은 물론이고 한국전력에 다녔다는 것도 또렷이 기억하신다. “남준 씨는 나 때문에 결혼도 못했다."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신다. 창문 선반에 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서 치우려고 하자 손사래 치며 말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