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적 정의로 볼 때, 시간은 흐르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 인간이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분석하여 편의상, 달력과 시계를 만들어서 과거/현재/미래를 기록하고 편하게 쓰고 있지만, 시간이 결코 흐르는 게 아니다. 단순히 시간이 흘러서 유한한 생을 사는 생물이 스러지고, 우주의 삼라만상이 변하는 건 아니다는 얘기다. DNA에 내장된 코드에 따라 때가 되고또 우주는 극한의 팽창을 향해서 갈 데까지 가다가 다시 Big crunch로 돌아 간다는 것이다-.
새해 아침에 새 달력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결심이나 각오가 꼭 있어야 하나? 여태컷 살아오면서 때때로 맘먹은 일을 염두에 두고 또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구태여 새로운 각오를 할 필요가 없는 게다. 단지 느끼는 게 있다면 우리도 점점 노화가 진행되간다는 것이고---.
올 새해 전야엔 눈이 10cm 정도 내렸다. 그리고 정초가 되었는데, 올 해는 자식들 가족들이 다 모여서 세배하고 식사를 한 후에 모두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 걸, 2009년 이후로 첨 몇 주 뒤로 미뤘다. 손자 손녀들이 어려서 학교나 데이케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우려가 항시 있지만, 고약한 오미크론 변이가 막 퍼지는 시기에 자중하기를 바랐는데, 딸애 부부는 부스터 샷까지 다 맞고 6살 큰 손녀도 백신 접종을 했지만, 2살 배기는 미접종인데, 용감한지 무모한지 물론 진즉 에 준비한 Pheonix로 여행을 12/27에 떠났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Rapid(Schnell) Test에서 (-) 결과가 났다는 친구를 호텔에서 만난 후에, PCR 검사에서 (+)로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비상이 걸려서 그다음 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향-. 도착한 날 밤에 백신 접종을 한 6살 큰 손녀가 기침과 준 고열(101.4도) 이 있어서 다음날 서둘러서 검사를 해보니, 뜻밖에 (+) 반응이 있어서 놀랬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해열제만 복용하고 이틀 후 좋아졌다. 물론 가족 모두 검사 후 2살 배기 손녀나 딸애 부부는 모두 (-)인데, 유독 큰 애만 돌파 감염이 되어 (+) 반응이 나왔다는 게 의심스러웠다. 테스트 결과가 100% 정확한 게 아니니, 오류 일지도 모르지만, 12월 29일부터 식구 모두 10일 동안 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니, 집사람은 손녀들이 좋아하는 쇠고기 쫑쫑 썰어 넣은 미역국 장만하고 과일, 햇반 등 급한 그로서리 장을 봐주느라 우리만 바쁘게 만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첫 경험은 두 달전쯤 10살 배기 손자가 동네 친구들과 놀다가 감염되었으나 아들 내외는 백신 접종을 하였고 둘째 녀석은 접종을 않았는데, 모두 (-)에 증상 없이 지나갔었다. 그런데, 또 이런 일을 당하다 보니,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금세 떠올랐지만, 그래도 결혼하여 자녀 둘을 낳고 또 영육적으로 건강하게 키워서 학교에 보내고 나름대로 본인들이 원하는 직장을 잡고 또 30 전후에 모두 결혼하여 애들도 낳고 키우면서 연로해가는 할아버지/할머니를 때로 즐겁고 보람 있게 만들어주기도 하니, 유자식이 그래도 낫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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