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사색의 오솔길

이문열과의 대담

바람거사 2022. 2. 8. 02:20

이 거사는 25년 전인 1997에 『사람의 아들』 을 나의 종교관과 흡사하여 의미 있게 읽었습니다. 종교에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비난할지 모르지만, Christian 교역자나 그 어떤 종교의 제사장들은 일부 믿음이 깊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종교가 허구라는 걸 아마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카고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두 대형 교회의 원로 목사들도 기득권 내지는 금전적인 문제로 패가 갈라져서 법적 소송까지  끌고 가면서 머리 터지게 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만 천하에 보여줬습니다.

 

이문열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이집트의 제사장들은 나일강주변을 비옥하게 만드는 홍수는 하피(Hapi) 여신이 기쁠 때 일어나는 거라고 많은 이집트 사람들이 믿기에, 그게 허구란 걸 알지만,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그렇게 믿는 척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람의 아들』 같은 경우는 처음 중편에서 장편이 되고, 장편이 된 뒤에도 쇄를 네 번이나 하는 동안 할 말이 제일 많더군요. 마지막 결정판(2020년 4월 RHK 판)서문은 200자 원고지로 45장이나 썼다고 하였습니다.

 

       

                                                                                            중앙일보(2022.02.07 05:00) 기사에서 스크랩하여 발췌

Q-1979 출간된 『사람의 아들』이 사실상 등단 작품이니까 햇수로 40 넘게 작품 활동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작가로서 보람 같은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작품은 흔히 작가의 감정이나 지식 또는 사색을 이야기로 가다듬은 거라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글을 쓰면서 감정도 가다듬고 아는 것도 늘어가고 문학성도 키워간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안에 있던 꺼내서 세상에 내놓은 것이 아니라 창작이라는 작업을 통해 안에 있던 뭔가를 꺼내놓는 과정, 과정의 복합성을 동시에 작가로서의 성장에 활용한 같은 그런 느낌이 때가 많아요. 그래서 작가가 되어서 전에 나하고 지금의 나하고는 달라졌다는 그런 기분을 갖습니다. 가령 서른 때와 마흔 때의 내가 그만큼 달라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때가 많습니다. (거사의 생각과 동일)

 

Q -글쓰기가 과거와 다른 오늘의 이문열을 만들었다?

   “물론 글쓰기의 시작 단계에서는 그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읽고 배웠던 것들이 바탕이 됐겠지만 그런 작품은 됩니다. 초기 중단편의 경우에는 그런 더러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대개 하나의 상황이고 토막의 얘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수가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종합적인 방대한 장편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압축시킬 수가 없어서 자꾸 고쳐 때마다 손을 조금씩 대게 됩니다. 나에 대해 얘기하는 데도 여러 방법이 있겠는데, 하나의 자료 또는 재원으로서의 지식 같은 것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조직하거나 확장하는 방법으로서 사고라는 것도 있을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면, 50 작품을 때만 해도 지금 나와 많이 달랐을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등단할 때인 79년으로 돌아가 다시 만난다면 내가 청년을 알아보기나 할까 싶은 생각이 때도 있습니다.

 

Q-선생님에게 문학은 어떤 의미인가요?

   "내가 인생의 어떤 목적지를 향해 걷다가 고단해서 쉬고 싶거나 유예를 얻고 싶을 때마다 가까이 있는 것이 문학이었습니다. 그게 어느 시기까지는 읽기였고, 이제 나도 읽을거리를 만들 있다, 있다는 기분이 들면서, 글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만족해하고 같이 즐겨주는 보면서 문학이 뭐다 하는 말을 적이 있습니다. 소설이라고 하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니까 먼저 사람들의 경험, 어떤 과학적 경험이나 수학적 경험과는 다른 미적인 혹은 철학적인 경험을 통해서 내가 나를 가다듬을 수도 있고 안에 수도 있는 도피처이기도 하고 휴식처이기도 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어떤 책을 재미있게 보느냐고 묻자 이 씨는 "소설은 잘 읽지 않는다"라고 했다. (거사도 공감) 그러면서 집필실 벽에 걸린 편액의 문장을 소개했다. 

 "泰山不辭土壤 能成其大 (태산불사토양 능성기대)/ 河海不擇細流 能就其深 (하해불택세류 능취기심) ".  

 진시황의 천하 통일을 도운 이사(李斯·BC 284~208) 문장으로 '태산은 흙덩이를 사양하지 않아 거대함을 이루고, 하해는 가는 물줄기를 사양하지 않아 깊음을 이룬다' 뜻이다. 우수한 인재라면 출신을 가리지 않고 고루 중용해야 한다는 얘기니, 정치의 계절 의미심장한 문장이 아닐 없다.

 

Q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번 대선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가 갈수록 좌파 전체주의적 경향에 익숙해지는 것을 넘어 은근히 동조해가는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그런데도 없는 일은 이번 대선이 정치적 지향 또는 대선 후보의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드러내지 않은 같다는 점입니다. 후보들도 거기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습니다. 이제 남한의 최고 통치권자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모두들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말과 시장경제라는 원론적인 지향을 내비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 ‘경기 동부연합’이라는 아리송한 운동권 계보뿐, 번도 정색하고 이념적인 지향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정권 교체, 특히 좌파정권 교체라는 구호를 퍼주기 식의 선심 공약 남발이나 화려한 경제 발전전략 도표와 예상수치의 잔치만으로 막아낼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진보 성향 문인 가운데 이재명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힌 경우는 더러 있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아직 그런 분이 없는데요.  

    " 자리를 빌려 내가 그걸 드러내려고 합니다. 나는 윤석열 후보가 대학생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대통령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는 소문을 들은 때부터 이름을 기억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국정원 직원 사람을 구속시키고 고단한 처지에 빠졌던 것도 생각납니다. 국정원 직원을 한꺼번에 둘씩이나 구속한 검사를 나는 아직까지도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까지 빚을 졌다고 실토한 조국 일가를 후보가 그렇게 엄격하게 수사한 것을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없고, 검찰총장직을 박차고 나올 때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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