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마당 492

방화 "별들의 고향"- 영원한 사랑이란?

2009년에 첨 올렸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음원도 지워져서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이제 원 작가인 최인호 님도 그리고 신성일도 이미 먼 길을 떠나버린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OST 대부분을 작사/작곡한 이장희의 노래도 일품이었는데,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가 그 영화의 분위기를 압도하였습니다. 성공한 사랑의 열매는 결혼이런가? 그러나 그 결혼생활이라는 게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게 해 줄 것인가? 어떤 결혼은 불과 며칠도 넘지 못한다. 그리 쉽게 변질되는 게 사랑일까? 우리는 그 사랑의 영원함에 대해서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혹자의 말대로, 오감으로 들러 온 자극이 대뇌에 감성의 화학적 돌기를 만들고, 얼마 후 그 돌기가 풀어지면서 사랑의 감정도 ..

정철의 살송곳과 진옥의 골풀무

송강 정철(鄭澈:1536년(중종 31) ~ 1593년(선조 26))이 56세에 평안도 강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진옥(眞玉)이라는 기생이 있었다. 하루는 정철이 홀로 방에 누워, 쓸쓸히 사색에 잠겨있는데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그는 누운 채로, 황급히 대답하자, 장옷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방에 들어섰다. 여인은 하얀 모시옷을 입은 절세미인이었고 정철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지만 여인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정철에게 또박또박 말한다. “죄송합니다. 당돌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소첩은 진옥이라 하옵고, 기적에 몸담고 있으며 대감의 명성을 익히 들어 평소에 흠모해 오고 있었습니다.” 정철은 진옥을 보고 세 번 놀란다. 처음은 진옥의 아름다움이고 두 번째는 한 번도 본 적이 ..

"간밤에 부던 바람" - 선우협 (1588-1653)

간밤에 부던 바람에 만정도화(滿庭桃花)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하는구나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 하리요 [해설 1] 떨어진 꽃도 꽃이다. 봄바람이 거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뜰에 가득 피어 있던 복사꽃이 다 떨어졌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한다. 떨어져 있어도 꽃은 꽃이다. 쓸어 무엇하겠는가? 선우협은 선조대부터 광해군, 인조, 효종 연간을 산 평북 출신의 성리학자다. 유년기에 임진왜란을 보았고, 30대에 인조반정으로 한때의 권력자들이 봄꽃처럼 피 흘리며 스러져가는 것을 목도했다. 이런 영향 때문이었을까? 당대에 그의 문명은 드높아 여러 차례 벼슬에 천거되었으나 모두 사양하였다. “조정에 우뚝한 선비 중 누가 그를 넘을 수 있겠는가”라고 찬탄했던 거유(巨儒) 우암 송시열마저 훗날 ..

"옥이 흙에 묻혀"- 윤두서/"오우가"- 윤선도

[거자 주]: 예전부터 "옥이 흙에 묻혀-" 를 좋아했다. 지금 날 알아주지 않아도 언젠가는 그 누가 날 알아주는 이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준다. 그날을 대비하여 나를 다시 둘러보고 만전을 기한다. 옥이 흙에 묻혀, 길가에 밟히이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구나 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 듯이 있거라 [해설] : 옥이 흙에 묻혀 길가에 버려져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흙인 줄 알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행인들 발길에 흙과 함께 밟히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아는 이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가 나타날 때까지 흙인 듯이 있거라. [공재(恭齋) 윤두서(1668∼1715)]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증손이다. 1693년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당쟁의 심화로 벼슬을 포기하고 시·서·화로 생애를 보냈..

공화당은 트럼프가 실격될까 두려워한다

The GOP Is Scared Donald Trump Could Get ‘Disqualified’ Story by Shay Bottomley, 1945 • 11:00 AM, 9/2/2023 [거사 해설]: 얼마 전까지도 트럼프가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가끔 나오던 토픽이었는데, 요새는 거의 매일, 법학자들은 물론 양당 상원의원들(9명의 공화당, 50명의 민주당/독립의원)까지 최악의 씨나리오가 될 2020년 1 • 6 폭동을 주도한 트럼프가 헌법 수정안 14의 3조에 의해서 실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각 주의 주무 장관과 법무장관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 몇 개 주에서 실격이 되면 사실상 당선은 물 건너갈 일이다. 물론 주에서 실..

"석모도에 부는 밤바람"- 거사(단편 2007)

석모도에 부는 밤바람: 이젠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떨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기온이 그리 떨어지지 않은 때라, 마지막 가는 추색을 즐기려고 주말에는 2시간 이상을 기다려서 페리를 타고 건너온 사람들이 저 멀리 보문사로 가는 길목은 북적거리지만, 민석이네 대하 양식장 쪽으로 차를 몰고 오는 사람은 가물에 콩 나듯 하였다. 작년 가을엔 그래도 올해보단 나았다고 하였다. 주말이면 몇 킬로씩 사가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고, 또 컨테이너 앞 평상에서 주변 분위기에 빠져들어 소금구이에 소주를 마시고 가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는데. 그러나 민석이 잔뜩 기대를 했던 올해 장사는 여러 이유로 죽을 쑨 채로, 그렇게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만규는 손아래 막내처남인 민석의 얘길 잠시 털어놨다. 만규가 30..

"아카시아꽃 향기"- 거사(단편 2002)

희숙의 외할머니는 일찍 홀로되어 세 딸을 데리고 하숙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하숙하던 어느 젊은이는 이미 정혼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미색이 뛰어난 큰딸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집안 어른들의 뜻을 거역치 못하고 혼례를 치르게 되었는데, 어린 핏덩이를 업고 나타난 한 여인네로 인하여 식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신랑은 그 날로 행방불명이 되었고 다음해에 6.25전쟁이 터지면서 서로들 영영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애는 모친의 미색을 닮아서인지 큰 눈에 도톰한 입술이며 낭랑한 목소리는 당시 사춘기에 막 눈을 뜬 초등학교 6학년 사내애들에게 있어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애의 착한 맘씨는 어디에서 왔나?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한테서? 석이는 장난이 심하고 놀기는 좋아했..

♥이루지 못한 사랑♥

2020 황순원 문학촌 / 소나기마을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대상 작품: 맹 영 숙 / 대구 수성구 ♥ 이루지 못한 사랑 ♥ 어머니 생신날이다. 다섯 자녀가 동생 집에 오랜만에 다 모였다. 어머니 방 창이 열려 있었다. 밤바람이 찰 것 같아 창문을 닫으려고 하니 어머니가 닫지 말라고 하신다. “자정이 되면 남준 씨가 저 전깃줄을 타고 창문으로 들어온다." 아흔을 앞둔 어머니는 남준 씨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알츠하이머 증세로 어머니의 모든 기억은 점점 엉켜버렸다. 그런데 남준 씨의 이름은 물론이고 한국전력에 다녔다는 것도 또렷이 기억하신다. “남준 씨는 나 때문에 결혼도 못했다."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신다. 창문 선반에 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서 치우려고 하자 손사래 치며 말리신다..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없다!

: 미국 헌법 수정안 14조 3장에 의하면, 공직 선서에서 맹세한 대통령/ 부통령 등 공직자 당선인들이 폭동, 반역, 적과의 내통 등에 연루될때, 차기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하였다. 단 상하원에서 2/3의 동의가 있어야한다. Sorry, MAGA: Donald Trump’s Actions Have Disqualified Him from the Presidency Story by Joseph Ferguson and Thomas A. Durkin • © Provided by 1945 After three indictments of former President Donald Trump, the fourth one in Georgia came not as a surprise but as a powerful e..

다산 정약용(茶山丁若鏞)시조 "독소(獨笑)"

[ 공군장교 64기 그룹 카톡에서 퍼온 글 ] 💙 독소(獨笑) 💘, "홀로 웃다" 조선 정조때 실학자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1762~1836)이 1804년 유배지 강진에서 썼다는 시조 '독소(獨笑)'인데, 250여 년 전의 사회풍자 내용이지만, 지금의 세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有粟無人食 (유속무인식): 곡식(조)이 많아도 먹을사람이 없고(자식이 많지 않아서) 多男必患飢 (다남필환기): 자식이 많은 집엔 가난하여 굶주림이 있다 達官必憃愚 (달관필창우): 높은 벼슬아치는 꼭 멍청하고 才者無所施 (재자무소시): 재주 있는 인재는 재주 펼 길 없다. 家室少完福 (가실소완복): 집안에 완전한 복(福)을 갖춘 집 드물고 至道常陵遲 (지도상능지): 지극한 도(道)는 항상 쇠퇴하기 마련이다 翁嗇子每蕩 (옹색자매..

기소된 트럼프 지지 상승은 일시적 '과잉 설탕' 증후군

(거사 주): 트럼프가 지금까지 미국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3번의 기소(78 가지의 중죄 혐의)를 당했고, 조만간 4번째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공화당 지지자들은 왜 그의 지지를 수그러트리지 않고 있는가? 그의 가스라이팅하는 꼼수가 일단 먹혀들어갔다. 그러나 여기 CNN 오피니언에서 저자는 "과잉 설탕" 증후군이라고 하였다. 특히 어린애들이 설탕이 과한 쥬스나 아이스 바같은 간식을 많이 먹은 뒤에 일시적으로 안절부절못하며 들뜬 행동을 하는 증상을 말한다. 공화당내에서도 이제 그런 증상이 서서히 사그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Trump’s indictment bounce may well be a ‘sugar high’ By Dean Obeidallah, Published 4:49 AM EDT, Mon..

무능한 조정이 부른 임진왜란

1591년, 10개월 만에 일본을 둘러보고 통신사가 귀국하여 선조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정사 황윤길(서인)은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5년부터 대륙침략의 의도를 구체화하였고, 1587년에 규수 정벌을 끝낸 후에 대마도주인 소요시시게에게 조선침략을 명하였다고 하며, 조선도 전쟁준비를 해야 한다는 걸 주청했는데, 부사 김성일(동인)은 그 낌새를 알면서도 전국이 혼란될 걸 우려하여 그렇지 않다며 엇갈린 보고를 하였다. 그러나 조정은 부사의 입장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그러나 1년 후에 16만의 왜군이 침략을 했는데 무방비상태에서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을 막지 못하고 한양이 함락될 위기에 놓이자 선조는 평양을 거쳐, 의주까지 몽진하였다. 조정은 의주가 위협이 되면 중국으로 파천을 해야 한다..

한국어의 어원은 인도의 타밀어

약 55,000년 전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호모 세피언스(현대인)가 인도의 인더스 강을 낀 거대한 분지에 정착하였고, 인도의 문명은 9,000년 전부터 발달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원전 2,000여 년 전 인도의 북쪽에 아리안족의 침공으로 인도의 남쪽으로 대거 이동하였는데, 기원전 수 세기에 일부 타밀족들이 해류를 타고 올라와서 한반도와 일본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일례로 가야의 김수로 왕의 허 씨 부인도 인도에서 올라오던 중 폭풍우로 인하여 해류의 흐름을 타고 표류하여 한반도 남쪽에 도착했다고 하였다. 참고로 인도의 북부와 동남아 앞에 흐르는 해류는 중국과 필리핀 사이를 거쳐서 한반도와 일본 열도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배가 고장이 나거나 난파가 되는 경우에 한반도와 일본열도 방향으로 표류가 된다. 타..

한국어로 문자를 쓰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한글은 영어나 일본어 등 어느 나라 문자 보다 의태어나 의성어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영문 발음을 한글로 표기가 안 되는 대표적인 예로, "That ", "Thing" 등의 "Th" 발음 표기 외에도 Coffee, Fax, Family, Five 등의 "F"에 대한 표기다. 그래서 한글로 표기하면, 뎉, 씽, 커피(커휘), 팩스(훽스). 패밀리(훼밀리), 파이브(화이브) 등으로 써보지만, 완전한 표기가 안된다. 그래서 "ㄷ"도 아니고 "ㅅ"도 아닌 "ㄷㅅ"로 써야 하고, 또 "피"도 아니고 "휘" 아닌 "ㅍㅎ"를 위아래로 쓰고 모음을 붙여 쓰면 몰라도. "튀르키예"는 자국의 아랍문자가 배우기 어려워서 문맹률도 높고 또 현대화하는 목적으로 1928년부터 독일 알파벳을 사용한다. 영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