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창/추억의 노래 92

나그네 설음/번지없는 주막 - 백년설(1940)

백년설(白年雪- 1914∼1980): 민족 항일 기를 거쳐 해방 후까지 활약한 대중가요 가수. 본명은 이창민(李昌民). 경북 성주 출생. 1938년 문학을 공부할 목적으로 일본에 유학하였으나 고베(神戶)에서 당시 태평레코드사 문예부장이던 박영호의 권유로 전기현(全基玹) 작곡의〈유랑극단>을 취입, 가수로 입문하였다. 전차가 끊어진 심야-. 쓸쓸한 광화문 거리였다. 그때 먼저 취조받고 나와 백년설 을 기다리고 있던 작사가 조경환과 만나 광화문 근처 술집에서 대포를 마시며 예기를 나누다가, 백년설은 담뱃갑에 낙서를 했다. "낯익은 거리다마는 이국보다 차워라" (나라 잃은 남의 땅 같은 나라) 그러자 조경환(1910~1956)은 노래나 한곡 만들자며, 즉석에서 가사를 써나갔다. 그 노래가 레코드로 나오면서 불티..

난 정말 몰랐었네/ 돌려줄 수 없나요

'가족의 온도'에서 얘기했던 막둥이 동생네 집에 지난 수 년동안 누적된 재정적인 문제가 크게 터졌다는 심난한 얘길 듣고서 이런저런 상념에 잠겼다가, 가사는 우울한 내용이라도 트롯/고고가 믹스된 이런 노랠 듣고 싶어서 다시 끌어 올렸습니다. 미국의 남부 뉴-올리언스 배경으로 만든 영화에 나오기도 하고, 주로 흑인들이 운구마차 앞에 몇 명의 악사들이 슬픈 장송곡 대신에 Jazz 를 연주하는 'Jazz Funeral'을 치른 게 이색적이었고 참 인상깊었습니다. 맘은 슬프고 눈물을 닦으면서도 그 음률에 맞춰서 모두 흐느적 거립니다-. ----------------------------------------------------------------------------------------------------..

방랑 삼천리-여운(1968)

1968년에 발표된 여운의 '방랑 삼천리'는 이 거사에게는 짜릿한 추억이 담긴 노래입니다. 남대문 시장에서 저렴한 옷가지나 구두 따위를 사고서 문산행 경의선이나 교외선을 타러 서울역으로 걸어갈 때, 역사 뒤로 저녁노을이 물들여지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역 광장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구슬프게 흘러나오는 노래가 심금을 울렸습니다. 히틀러는 사람의 감성이 극에 달하는 석양 무렵에 군중을 모아놓고 붉게 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미친 듯이 주먹을 휘저으며 광란의 연설을 하였듯이, 그 구슬픈 곡과 맘에 닿는 가사를 들으니 객지에서의 외로움과 그리움이 한순간에 엄습해오면서 눈가에 절로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리고 그 노랠 익혀서 과 회식 때는 매번 18번으로 즐겨 불렀는데, 동기생 중에 상호라는 친구는 눈을 지그시 감고 즐..

허무한 마음/미워하지 않으리-정원(1966)

정원의 '허무한 마음(1966)'은 이 거사가 1968년도 서울생활에 낯선 띨띨한 신입생 때, 대학의 고등학교 선배들이 정릉 계곡에서 환영모임을 해줬습니다. 그 때 한 선배가 불러서 첨 알았는데, 그 당시 계곡의 여울과 숲에 그리 잘 어울리는 노래이었지만, 공부하랴, 아르바이트 하랴 정신없이 뛰던 때라 쓸쓸한 맘을 한 아름 안겨줬답니다. 그리고 '미워하지 않으리(1966)'는 뒤 늦게 알게 된 노래지만, 거사의 18번이 되었죠. 그는 1943년에 38 이북 강원도 고성에서 대지주이었던 조부 덕에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해방 후 친일파로 몰려서 집안이 몰락하여 서울로 이사-. 그리고 6.25/1.4후퇴를 겪으면서 부산으로 피난, 다시 여수로 이사 다니면서 어렵게 살았습니다. 그런 환경속에서 공부보다는..

영화 '열풍'- '울어라 열풍아'

* 반세기도 넘게 지난 1967년,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어머니와 같이한 옛일이 생각나서, 2010년 6월 초에 올렸던 걸 2020년에 재등록했습니다. * 1967년 여름,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어머니와 더불어 전주에서 기차를 타고 군산에 가서, 다시 연락선을 타고 난생 첨으로 장항으로 건너갔다. 그날따라 희뿌연 구름이 꽉 낀 날, 어머니는 시집오기까지 6년 동안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양조장의 부엌일을 도맡아 곤두박질을 하며 지냈던 장항엘 근 20년 만에 들리셨다. 천애의 고아로 자라면서 길가의 잡초같이 질긴 삶을 살아온 어머니로 봐서, 이제 허우대가 멀쩡하게 잘 자란 장남인 나를 꼭 그 양조장 안주인인 고 씨 할머니에게 당당히 보여 드리고 싶으셨나 보다. 어머니는 꿈 많던 소녀시절의 꿈이 산..

새벽길- 남정희(1967)

방화 '새벽길(1967년)의 주제곡을 불렀던 남정희는 1950년 생으로 1979년에 교통사고로 29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다는데, 확실하지는 않다나봐요. 후에 암으로 45세에 하세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런데 '새벽길' 영화의 여주인공이었던 남정임은 1945년생인데, 유방암으로 1992년에 47세로 아쉽게도 먼길을 떠났습니다. 이 애잔한 노래가 뭔 지 모르게 맘이 무거워지며 심금을 울립니다. '새벽길' 영화는 일본 유학 마치고 온 신성일이 장래를 약속했던 시골 교사인 애인 고은아를 저버리고 부자집 사장 딸 남정임과 결혼하였으나, 오만 방자한 남정임에게 환멸을 느끼고나서 고은아를 다시 찾아간다는 멜로 극인데, 당시 공등학생인 우리 또래들은 방화보다는 '황야의 무법자나 007 시리즈'에 열이 바짝 올라 있어서 ..

마포종점(1968)- 은방울자매

이 거사도 60년대말 옛 마포나루에대한 추억이 아련합니다. 그 당시엔 당인리 화력발전소며, 1916년에 일제가 만든 여의도 비행장이 1958년에 김포로 민간항공업무를 옮긴 후에도 1971년까지 공군기지로 사용했던 이곳에서 DC-3 쌍발 프러펠라 수송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던그 시절이 새롭습니다. 이제 고인이 되신 대학 은사이었던 김학욱 교수님은 이 거사를 유독 아끼셨고 또 주례도 서 주셨는데, 이 노랠 무척 즐겨 부르셨죠. 50년대 초에 모교가 용산에 있었지만, 실습은 그곳에서 가까운 여의도 비행장에서 하였답니다. 그래서 많은 추억이 있었으리라 생각하네요. 여러 가수들이 불렀지만, 오리지널 은방울 자매의 노래가 젤 맘에 닿습니다. 이 노래는 1968년에 취입된 건데, 이 거사가 1969년..

미워하지 않으리/영등포의 밤- 나운도(2012)

영등포의 밤은 오기택이 불러서 히트한 노래-. 2010년, 영등포 타임 스퀘어 문화광장에는 그 노래비가 세워졌다는데, 아직 가보질 못했습니다. 60, 70년대 영등포에는 카바레의 네온사인이 많이보였죠. 선남선녀들이 이런 전자오르갠의 음악에 맞춰서 마시고 춤을 추며, 젊음을 즐겼겠죠? 여기 이 가수는 나훈아 + 설운도를 합하여, '나운도'라는데 대두출신, 언더그라운드의 가수로 노래실력, 연주실력은 짱입니다.

연인들의 이야기- 임수정

연인들의 이야기 이 거사도 이 노랠 20여년전부터 저음 버젼으로 부르길 좋아했는데, 오리지널 가수인 임수정의 노랠 한번 들어보세요. 이름 : 임수정, 출생 : 1963년 10월 8일, 전라북도 정읍, 신체 : 키162cm, 학력 : 정읍 여자 고등학교 데뷔 : 1981년 모델, 1982년 10월 드라마 삽입곡으로 "연인들의 이야기" 수록, 본격적인 가수활동, 1983년 KBS 가요 Top10- 5주 연속 상위권, 2005년 '놓칠 수 없는 사랑'으로 가수복귀 : 처음에 이 거사는 임수정이 아니라 '에바 가드너'인줄 알았습니다. 코를 좀 손본 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또 했으면 어때요? 내 여인도 아닌데--.

고향처녀- 진송남

고향처녀(1974)는 우리들이 군에 있을 때 나왔는데, 비행단 갈대숲에 누어서 이 노랠 부르면서 막연히 추억속의 여인을 그려보던 생각이 납니다. 한 여름가고 초추에 들어서니 자주 추억에 젖는군요. 진송남이 1991년과 2014년 가요무대에서 부른 걸 보니 23여년이 지나면서 그 친구도 많이 늙었습니다. 그져, 세월무상!! 고향처녀(진송남- 2014년, 가요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