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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옛날에 어떻게 사셨어요?

* 거사의 공군장교 64기 그룹카톡에서 옮겨온 글을 조금 첨가/수정하여 올렸습니다. * 아들이 물었다. - 과학기술도 크게 없고, - 인터넷도 없고, - 컴퓨터도 없고, - 드론도 없고, - 휴대폰도 없고, - 카톡도 없고, - 페이스북도 없었는데? 그때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아버지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너희 세대는 오늘날, - 인간미도 없고, - 품위도 없고, - 연민도 없고, - 수치심도 없고, - 명예도 없고, - 존경심도 없고, - 개성도 없고, - 사랑도 없고, - 겸손도 없이 살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는 안 살았지-. 오늘 너희들은 우리를 '늙었다'라고 하지만, 우리는 참 축복받은 세대란다. 우리 삶이 그 증거야-."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지 않았고, 방과 후에는 우리 스스로 숙제했어. ..

우리 집 뜰 여름나기 II: 2023년 6월말

2017년 코스타리카 여행 때 두어 개의 아라비카 커피 빈을 심어서 싹이 트고 잘 자랐다. 그리고 4년 만에 향기 그윽한 하얀 꽃 네 송이가 피고 가을에 빨간 열매 네 개가 익었다. 하도 신기해서 틈나는 대로 가서 들여다봤다. 2022년에는 50여 개의 꽃이 피었는데, 실내 인조 태양등을 한 개 더 설치하였는데도 해가 바뀌어 4월이 되어도 다 익질 않았다. 4/12 출국 전에 열매를 다 따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귀국하고 6/8에 손질하여 볶아놨다. 커피 한두 잔은 나올 거 같다. 신기, 신기!! 그런데, 올해는 방한중에 실내에서 있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 주는 물의 양이 부족한 탓에 돌아와 보니 누렇게 된 잎이 많이 지면서 고사일보 직전이 되었다. 올해는 꽃구경도 못하고, 밖의 환경에 적응시키려고 그늘진..

우리 집 뜰 여름나기 I: 2023년 6월초

6월 4일, 52일 만에 집에 와보니, 시카고의 봄은 이미 실종되었고, 모두들 목이 탄다고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다. 할 일이 많아졌다. 봄/여름에 장기휴가를 가면 이런 후유증이 따르니 어찌할까? 예전에 1, 2주 가족여행 갈 때는 타이머로 최대한 커버를 할 수 있게 물을 주게 해도 실내에 있는 녀석들은 처제한테 한두 번 물 주기 부탁하면, 그런대로 버틴 거 같았는데---.

방한기 10: 서리폴 공원/세미원(5/31~6/4/2023)

5/31(수): 집사람과 같이 몽마르트르 공원에 가서 서리폴 다리 건너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하산하여 대법원 옆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맡겨놓은 구두 밑창 갈이 하고 닦는데 1.3 만원 썼다. 미국 우리 동네의 신발 수리집의 반 정도다. 그런데 더워서 소매 없는 운동용 민소매 셔츠를 입어서 양어깨가 다 나왔는데, 구두, 수선집에서 일하는 중년쯤 되는 이가 놀라면서, 걷는, 모습도 꼿꼿하고 또 팔도 만져보면서 대단하다고 혀를 찼다. 몇. 살쯤 보이냐고 했더니 60대란다. 보통 1060대란다. 보통 10년은 젊게 보이는데, 건강하게, 잘 살아야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작가로 다시 태어나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그런데, 인천 여동생이 출국 전에 저녁을 하자고 하여 신중동의 ‘샤브향’엘 다시 갔다. 그리고 선물..

방문기 9: 광양/오동도(5/29~30/2023)

5/29(월): 1시에 광양에서 만난 같은 과 절친은 딸 셋에 아들 하나인 3대독자라 현역 근무는 면제라서, 1972년 공군 훈련 때 첫 외출때 찾아와서 만났는데, 뜻밖에 3학년 때 날 받아주지 않고 애먹인 미모의 미대생이 1년 반만에 "꼭 연락하기 바랍니다."라는 말을 그대로 전한다며, “이 자슥 봐라. 우리 동네(구 이리에서 두 집의 아버지가 다른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어서 집안끼리 아는 사이) 색시를 허락도 없이 사귀고 있었네?” 하며 웃었는데-. 나는 쓴웃음을 지며 그냥 “잘 알았다고 전해 주라-”라고 하였지만 그대로 놔뒀다. 연애할 때, '남자는 불꽃, 여자는 오븐'이란다. 불꽃같이 저돌적으로 덤빈 나한테 좀 처럼 다가오지 않았기에 나의 3학년 2학기는 사랑의 불꽃으로 검게 타버렸었다. 그..

방문기 8: 남도(南都)기행(5/28~ 29/2023)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진맛은 얼마동안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많은 사진을 정리하고 힘들었던 일정을 흘겨 적어놓은 메모한 노트를 컴에 옮기면서 그 맛을 새삼 반추하게 된다. 서구인들은 보통 일 년에 두 차례 여행을 가면, 가기 전 2, 3개월에 조사하고, 3, 4주 다녀온 후로 2, 3개월 동안 친구들하고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면서 일 년을 보내기도 한단다. 5/28(일): 6:30 서초 숙소에서 출발하여 10:00 무렵에 지리산 구례 화엄사에 제일 먼저 들렀다. 구례군에 들어설 때는 비는 거의 그쳤고 산허리에 흰 구름 띠가 걸쳐있는 진풍경을 오랫만에 봤다. 11:50.구례 5일 장에 들러서 뻥튀기도 사 먹고 저녁에 민박집에서 저녁에 먹을 채소 따위를 샀다. 그리고 오후 1:50경, 전남 곡성에 있는..

방문기 7: 제부도/소래포구(5/27/2023)

5/27(토): 아침 7:00시에 비가 좀 내리기 시작했는데, 회색 구름이 낮게 낀 걸 보니 온종일 내릴 거 같다. 07:20에 전곡항에 왔는데, 비는 여전히 내렸다. 2022년 12월 23일에 전곡항에서 제부도 가는 케이블카 ‘서해랑’이 개통되어 많은 쉽게 갈 수 있다. 또한, 그 바닷길도 잘 만들어져 버스까지 섬으로 들어오지만, 밀물이 되면 도로가 잠긴다. 케이블카 직원한테 47년 만에 다시 왔다고 하니까 그 중년의 직원이 매우 놀라 고개를 흔들었다. 케이블카 터미널에서 내려서 커피를 마신 후에 버스를 타고 섬 주위를 돌기로 하였다. 그리고 예전에 갔었던 매바위 근처에 내렸는데, 바닷가라 비바람까지 세게 친다. 옛날에는 근처가 논밭이며 초가로 된 민가가 여러 채 있었는데, 47년이 지난 지금은 멋진 ..

방문기 6: 서울/서울근교(5/21~26/2023)

5/21(일): 4/13부터 5/20일까지 연장하여 쓰던 숙소를 정리하고, 같은 빌딩에서 넓은 거실이나 부엌 테이블 등이 필요 없기도 하여 좀 작은 곳으로 옮겨서 출국할 때까지 머물기로 하였다. 그리고 아침나절에 임시 저장실에 우리 물건 가방을 보관시키고 전철로 당산역에서 만나서 처남 부부와 같이 집사람 사촌을 만나러 파주에 다녀왔다. 5/22(월): 오늘은 객지에서 맞는 내 생일날이다. 해 놓은 게 변변치 못한데 나이만 퍼먹은 느낌이다. 남동생 부부가 점심 대접한다기에 12:00에 석촌으로 나갔다. 그리고 PF Chang’s 에서 기념으로 점심먹으며 나만 맥주 한잔-. 그리고 양평에 있는 용문사를 들리고 돌아오는 길에 남양주 팔당에 있는 맛집 ‘개성집’에서 오이소배기 국수, 도토리묵과 만두를 즐겼다. ..

방한기 5: 일가친지 회동(5/9~20/2023)

5/9(화): 아침나절에 모처럼 쉬면서 사진 정리를 하였다. 오후에 남동생과 같이 구 동대문 야구장에 들어선 기념관에 갔고 동대문을 아주 오랜만에 둘러봤다. 그리고 저녁은 ‘마복림’ 원조 1호 집에서 라면이 들어간 특이한 떡볶이를 즐겼다. 돌아오는 길에 황혼이 물드는 잠수교 근처 세빛섬엘 들렸다. 서울에 돌아오니, 울릉도에서 멈췄던 알레르기가 다시 생겨서 콧물/재채기가 다시 나온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하체 운동에 젤 좋은데, 미국에서는 그런 운동을 할 만한 데가 우리 타운에 있는 평지라 눈썰매 타는 언덕밖에 없다. 너무 심하게 걸으면 5년 전에 한 발목 대체 부위가 마모가 더 심해질 거고, 하루 10,000보 보다 6000~8000이 적당하다고 한다. 10년 후에 재수술한다면 아주 힘들 ..

방한기 4: 울릉도 기행(5/4~8/2023)

5/5(금): 어제 대전에서 출발하여 1시간 만에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12:30에 곧바로 막내 처남 부부하고 강릉으로 출발하여 3:30에 주문진에 도착. 숙소에 들리지 않고 바로 출발하여 옷가지 짐이 많았다. 주문진 해물 시장에서 횟감을 사서 Hi-ocean Hotel에 checkin 하여 싱싱한 생선회에 소맥을 마셨지만, 다 먹지 못했다. 경포대 해안에 바람 쐬러 나왔는데, 드넓은 백사장이며 밀려오는 파도는 환상적이었다. 호텔에서 4:00에 기상하여 5시에 출항하는 300여 명이 타는 쾌속 선박 catamaran perry 타러 나갔다. 비는 오지 않지만, 바람이 불면서 파고가 있어서 배가 몹시 흔들렸다. 그 때문에 30분이 더 걸려서 3시간 반의 어지러운 항해였다. 집사람은 화장실 가다가 눈썹 끝을..

방한기 3: 부여/군산(5/1~ 4/2023)

5/1(월): 07:20: KTX로 대구로 가는데, 동생이 서울역에 데려다줬다. 대구역에 처남이 마중 나왔지만, 주차한 곳 찾느라 잠시 헤맸다. 대구도 이제 옛날의 대구가 아니다. 서울과 같이 아파트 빌딩 숲의 도시가 되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오전에 처음으로 합천 해인사엘 들렸고 집사람은 여기서도 공양을 하였다. 그리고 올라오는 길에 절대 농지에 있는 처남의 농장에 가봤는데, 특히 처남댁이 부지런하고 손재주가 있어서 잘 가꾸고 그곳에 농막도 지어놨다. 저녁에 모두 다 와서 푸짐한 식사를 하면서 소주도 두 잔 정도 마셨다. 잠자리는 처음에는 농막에서 하루 지내고 처가가 있는 황간을 거쳐서 부여로 가려고 했는데, 수성못 근처 수성 관광호텔에 180,000원이나 주고 예약한 방에서 단 하루 잤는데, 과..

방한기 2: 서울기행(4/19~30/2023)

4/19(수): 오전 8:00 무렵, 숙소 주변을 대충이라도 눈에 익게 하려고 처음에 '예술의 전당'을 둘러봤고, 오늘은 매번 '반포대로'를 따라서 남으로 내려올 때, 이정표같이 지나쳤던 '누에 다리'를 건너서 '몽마르트르' 공원에서 2시간가량 도시 내에 있는 신선한 숲을 걸었고, 돌아올 때는 숙소 근처 있는 E - mart에 들려서 오랫만에 저렴한 신라면과 튀김 가락국수를 사 와서 나는 얼큰하게 또 집사람은 시원하게 즐겼다. 오후 3:00쯤 남동생 내외가 우릴 남대문 시장엘 데려갔다. 그곳에 제수씨의 사촌 언니되는 분이 옷가게를 하고 있는데, 평소에도 옷, 떡같은 걸 저렴하게 사서 건네준다고 하였다. 오늘도 우리는 입국 시 두 병밖에 사지 못했던 면세 양주를 더 사야 할 판이어서 부탁하여, 1.0 L ..

방한기 1: 속초/남한산성(4/12~18/2023)

4/12(수): 시카고 ORD 출발하여 인천 공항까지 30분이 더 걸려서 14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러시아의 캄차카반도에 산불이 나서 우회를 하였다. 화산재나 산불재가 항공기 엔진에 유입되면 산소 부족으로 엔진이 멈출 우려가 있다. 4/13(목): 공항에는 여동생/남동생 부부가 마중 나왔다. 그리고 90년도 중반에 매제와 남동생과 같이 들렸던 실미도가 보이는 해안가 어느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섰던 곳에 있던 식당에서 면장갑을 끼고 조개구이를 맛나게 먹었던 곳에 왔는데, 천지개벽이 되어 새로 지은 3층 건물에 저편에는 실미도를 잇는 다리가 놓여있었다. 아직 곳곳에 희거나 진분홍 철쭉이 피어있어서 아름다웠다. 오늘은 여동생과 남동생 내외 그리고 우리까지 6명이 푸짐한 조개구이를 즐겼다. 그런데 2018년 ..

거사의 "가족의 온도" 영문 번역소설 "Who Made Mom Cry?"

2014년 11월 말에 한글판 "가족의 온도"를 출판했지만, 어머니에게 바로 드리지 못하고 한국에서의 반응을 눈여겨보다가 실기하면 후회할 거 같아서 2015년 10월에 드렸고, 간병하시던 분이 두 달에 걸쳐 읽어주면서 서로 수 없이 울었단다. 그리고 1년 후 2016년 11월 8일에 모친이 돌아가셨고, 장례식 때 그 책을 모친 곁에 넣어드렸다. 1979년에 시작한 미국 이민 생활을 40여년동안 했어도 한국정서에 머리가 굳어진 나이 서른에 떠나왔기에 아무리 영어를 잘하는 거 같이 보여도 영어는 언제까지나 제 2 외국어다. 그러다보니 이민 1세로서 영문판을 낸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또한 전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2,3세들은 물론, 주류사회에 한국의 정서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꼭 출판을 하..